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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살기 5년차 ㅣ 혼자살기 시리즈 1
다카기 나오코 글.그림, 박솔 & 백혜영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어떤 이에게는 열등감일 수 있는 키 150cm인 저자는 자신의 키를 내세워 만화의 소재로 삼았다. 그렇게 만들어졌던 것이 바로 <150cm 라이프>. 이 책은 그런 저자의 제2탄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150cm 라이프>는 제목만 보았고,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책소개만 보았을 뿐이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그 책 역시 무척 기대하게 되었다. 우울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을 저자는 섬세하게 묘사하고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놀라운 재주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저자의 재주를 잘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에는 혼자 살아본 사람들은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아 보인다. 그것도 일본인 저자라서 일본 문화까지 엿볼 수 있어서 보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 혼자 살기 전에는 혼자 사는 생활에 대해 핑크빛 로망도 있었겠지만 5년차가 되고 보니 그런건 모두 사라지고, 혼자 사는 생활의 달인이 덩그러니 남아 있다. 선물을 받을 때도, 꽃과 같은 분위기 있는 것들이 아닌, 주전자 같은 생활용품을 바라게 되는 사람으로 어느새 변했다고. 요리, 식사, 장보는 모습, 가계부 쓰기 등 혼자 생활하는 년수가 많아질수록 일상이 점점 변해가는 것이 섬세하게 잘 그려져 있었다. 글도 유쾌하고 재밌지만 무엇보다 그림으로 이렇게 재미나고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무척 부러워보였다.
혼자 식당에서 밥 먹는 풍경이 자연스러운 일본에서도, 젊은 여자인 저자만의 노하우가 있었다. 여러 알려진 식당들의 장단점, 그리고 저자는 어떤 곳을 선호하고 어떤 메뉴를 선호하는지, 그리고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등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일본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거나, 그럴 예정인 사람에게는 무척 유익한 정보일 것 같다.
만화책 한권이지만 다 읽고 나니 한편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난 것 같은 기분이다. 159쪽으로 얇지만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이 곳곳에 들어 있다. 책 구성도 일본식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펼치며 읽어나간다. 저자는 혼자 사는 달인, 일본인 여성인데 반해 번역자는 신혼부부라는 점도 참 인상적이었다. 제3탄은 무엇일지 무척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