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섬 나오시마 - 아트 프로젝트 예술의 재탄생
후쿠타케 소이치로.안도 다다오 외 지음, 박누리 옮김, 정준모 감수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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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다른 이들과도 나누고 싶은 내용, 권하고 싶은 책을 발견하면 정말 짜릿한 느낌이 든다. 이 책이 딱 그랬다.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 젊은이들은 도시로 도시로 향하다보니 이제 노인들만 남아 휑한 일본의 한 섬이 놀랍게도 예술의 섬으로 변신을 하게 된다. 섬 전체가 하나의 미술관이자 예술을 담게 되자 입소문을 거쳐 방문객들이 줄을 잇는다. 해외에서도 이곳을 찾는 이들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경제에 종속당해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 이 시대, 오히려 문화가 경제보다 우위에 서야 한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던 한 사람의 생각이 그의 아들에게 또 소수의 예술가, 건축가들에게 공감을 얻고 지지를 받아 기적과도 같은 일이 한 섬에서 일어나게 된다.

 

도쿄에는 자극, 흥분, 긴장, 경쟁, 정보, 오락이 있을 뿐 거기에 ‘인간’이라는 단어는 없다. 역사와 자연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 인간이라는 키워드가 존재할 리 없다. p9

 

요새 자주 드는 생각과 비슷해서 무척 공감이 갔다.

 

책 곳곳에 설명과 함께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해당 사진이 있어 어떠한 형태의 어떤 작품들인지 바로 볼 수 있다. 직접 가볼 수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옆 동네 여행도 쉽지 않은데 해외여행은 여러 가지 여건상 쉬운 일이 아니다. 혹시나 싶어 동영상을 검색해보니 다행히 있었다.

 

나오시마 영상 1 http://www.youtube.com/watch?v=yoCSfkqkfA8

나오시마 영상 2 http://www.youtube.com/watch?v=5PjEC5426eM

나오시마 영상 3 http://www.youtube.com/watch?v=zBwOkdPNAc8

 

흥미로웠던 것은 1장 2번째 절에 한국인 이름으로 된 미술관이 보였다. 이우환 미술관이다. 미술가 이름으로 외국인은 한국인 1명이지만 실은 안에 걸린 작품이나 이들이 영향을 받은 것은 국경을 초월했다.

 

이 곳을 직접 가볼 거라면 한 가지 꼭 기억해야할 것은 ‘여행’에 대한 기존 관념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여행지에서 출발 전 세운 빽빽한 계획, 맛집, 볼거리, 체험거리 등을 하나하나 실행하느라 정신없이 보내는 ‘나’를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 여행을 많이 안 가봐서인지 모르겠지만 모처럼 새로운 곳에 갔다는 설렘에 욕심이 앞서는 것이다. 그런데 이곳은 달랐다.

 

나오시마를 찾아가 너무 많은 것을 얻으려 하지 말라. 이곳은 많은 것을 주는 곳이 아니다. 얻는 곳이 아니라 도리어 버리는 곳, 비우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곳을 찾는 이유는 많은 것을 채울 수 있는 빈 마음을 주기 때문이다. p46

 

많이 보는 것보다, 그곳을 다녀온 것보다 중요한 곳을 한두 개쯤 빼먹고 오는 여행이 더 현명하다. 그래야 그곳에 다시 갈 구실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나오시마의 모든 것을 다 보기를 두려워한다. p47

 

사람의 손을 거친 인공물이 있기는 하지만 자연과 한데 어우러져서 여기가 미술관인지 대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것인지 착각을 일으키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한다. 무척 기대가 된다.

 

부록에는 지도와 관람을 위한 상세한 소개가 되어 있다. 입장료까지 말이다. 나오시마를 간다면 꼭 읽고 갈 것을 권하고 싶다. 또한 젊은이들에게 소외당하는 지역사회를 재건하고자 한다면 이 책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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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으로 대한민국을 경영하라 - 서울대 경영대학 김병도 학장이 전하는 부자 나라의 DNA
김병도 지음 / 해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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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 능력의 한계를 제한하고 뭐든 시도해 보지도 않고 어차피 해봤자 잘 될 리 없다는 식으로 체념해버린다면? 가족이나 나를 아끼는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는 무척 안타까울 것이다. 사람도 그러한데 이러한 사람들로 구성된 기업, 사회, 국가는 다를까?

 

한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외국인들의 말 중에 무척 충격적인 것이 기억난다. 12년 전 일이다. 지금 한국이 어떤 상황인지 전혀 모르는 외국인이 50~60년대의 전쟁과 가난 등으로 폐허가 되어 못 먹고 굶주린 나라로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 그 때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이 무척 인상 깊었기 때문이리라. 반대로 우리 역시 지금은 놀랄 만큼 발전한 나라를 너무 낮게 보는 경향이 있는지도 모른다.

 

단기간의 급격한 성장은 무엇에서 비롯된 것일까? 저자는 ‘혁신’을 키워드로 풀어나간다. 그리고 어떤 낙후된 나라든 문화와 환경만 조성이 된다면 그리고 혁신만 제대로 한다면 우리나라처럼 단기간에 딛고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혹한의 기후 때문에 또는 게으른 인간성 때문에 등 얼토당토않게 아직 덜 발전된 나라를 폄하하는 시각을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헤집고 그 잘못을 지적한다.

 

국제적인 관점에서 저자의 거시적인 시선을 좇아 바라보자 한국의 경제적인 성장과 발전이 정말 대단한 기적과도 같은 일임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20, 30대 비슷한 또래인 청년들이 출신 국가가 선진국에 비해 경제적으로 덜 발전되었다는 이유로 고향을 뒤로 하고 우리나라에 와서 노동하고 있다. 내 상황도 좋지 않다고 늘 생각하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힘들게 일하는 그들을 생각하면 절로 고개를 숙이게 된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만 잘 살자는 시각이 아니다. 건강하게 공존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 중에 나온 실마리가 바로 혁신이다. 개인에게든 기업, 조직, 국가 어디에도 적용할 수 있는 점이 많아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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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임신했어요 - 임신에서 출산까지, 당신이 알고 챙겨야 할 경험자의 가이드
존 페리, 스티븐 미첼 지음, 박미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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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혼자서 얼마나 키득거렸는지 모른다. 남성들이 선호하는 문체가 이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여자인 내가 보기에는 정말 재미있었다. 아마 임신부들이 읽는다면 즐거운 태교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저출산 문제가 비단 우리 사회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임신과 출산은 이제 부부, 한 가정만의 일이 아니다. 시내버스를 타도 분홍색 시트를 씌워 다른 좌석과는 구별되게 한눈에 쏙 들어오게 한 임산부 우대석이 언제부턴가 보였다. 대형 마트, 공공기관 등 주차장에도 임산부를 우대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다자녀 가구의 경우 전기료 절감 혜택, 아이들 대학 진학시 입학이 유리한 혜택이 있다는 얘기도 들었고, 장학금도 있는 학교도 있다고 한다.

 

출산을 꺼려하는 것은 출산 이후에 닥칠 불안정한 생활, 육아의 부담, 신체 변화 등이 너무나 크기 때문인 것도 있을 것이다. 물론 경제적인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더라도 엄마 혼자서가 아니라 남편인 아이 아빠와 함께 고민하고 계획을 세우고 준비할 수 있다면 뭔들 못해내랴.

 

결혼만 하면 아이가 생기는 줄 알았다는 지난 가을 결혼한 새댁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임신하는 것도 사람의 힘으로 쉽게 되는 일이 아니겠지만 임신 이후 역시 만만하지 않을 것이다. 임신한 경험이 없다면 여성 스스로도 참 혼란스럽고 힘든 시기가 바로 이 시기가 아닐까 싶다. 아이 아빠를 준비하고 있는 남편은 물론 임신 경험이 없는 여성에게도 이 책은 꼭 필독해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임신 전부터 임신 이후, 그리고 출산 이후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구체적이고 핵심만 콕콕 집어 잘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남편의 사소한 말 한마디가 임신 또는 출산한 아내의 마음에 큰 흠집을 낼 수 있다는 조언이 실감나게 다가왔다. ‘임신한 여성의 언어 통역’란에서는 정말 빵 터졌다.

 

전체적인 인상은 임신과 출산을 누구나 겪어나가는 과정이자 파티와 같이 즐거운 일로 생각하는 태도였다. 무섭거나 두렵고 불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모르면 두렵겠지만 각 상황에서 일어날 신체 변화, 대비 또는 준비해야하는 것들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충분히 안심하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표지에 경험자의 가이드라는 말이 있듯이 꼭 귀 기울여 들어둘 내용을 재미나게 모아두었다. 임신, 출산을 준비하는 본인은 물론 주위에 이런 사람들이 있다면 선물하기에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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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구의 문인기행 - 글로써 벗을 모으다
이문구 지음 / 에르디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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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는 교과서나 수필집을 들춰봤다. 물론 교과서도 수업시간에 먼둥먼둥하게 보는 척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졸업하고는 취업을 위한 서적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것도 아주 집중해서 읽지는 않았기에 번번이 응시했던 시험에서 미역국을 먹었던 것이겠지. 암튼 이제 좀 책이란 걸 읽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던 중이었다. 문학적 상상력을 높일 수 있는 책, 그 전에는 그저 스쳐지나갈 뿐이었던 한국 소설이나 시 등에 흥미가 생겼다.

 

작품을 읽다보면 그 작가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 작품을 더욱 깊게 감상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작가와 만나 이야기를 하며 이런 부분은 어떤 의미에서 서술하신 것이냐며 궁금했던 것을 직접 묻고 대답을 듣는다면 최고일 것이다. 하지만 이미 이 세상 분이 아닌 분도 계시고 만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장애가 많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현대문학을 감상하고 연구하는데 더없이 귀한 자료임에 틀림없다. 저자가 옆에서 보고 함께 시간을 공유했던 현대문학가 스물한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상에 유명해지는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란 것도 깨닫게 되었다. 고은선생님이 입지를 굳혀나가자 가짜 고은이 각지에서 활개를 치며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거나 여비를 받아서 쓴다든지 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문제는 이미 그 가짜 고은이 유부남이었는데 새 처자와 혼인을 하려고 일을 벌였던 것이다. 결국 경찰을 동원해서 범인(?)을 찾아내기는 했다.

 

연애 이야기, 결혼을 하게 된 배경 이야기 등도 유머러스하면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어 당사자들은 곤란할 지도 모르겠으나 읽는 이로서는 무척 재미있었다. 개중에는 글쓰는 이로서 환멸을 느낄만한 사건이 있었던 이야기도 있었다. 영화에서나 있을법한 이야기가 실제 벌어지고 있다고 하니 전혀 알지 못했던 문학인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금년, 예정 등의 표현이 곳곳에 있는데 실은 저자는 2003년에 별세하였다. 해당 표현들과 함께 나온 작품들을 검색해보니 꽤 오래전에 써놓은 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자의 풍부한 어휘를 열심히 좇아가기 위해 국어사전을 열심히 들춰가며 읽는 것 역시 큰 즐거움의 하나였다.

 

1960~80년대 시대상은 물론 그 시대를 문학인으로서 살아간 이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정말 유쾌했다. 책에 나온 저자들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또 하나하나씩 들춰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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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수업 -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창작 매뉴얼
최옥정 지음 / 푸른영토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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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를 좋아하고 오래 공부한 사람들에게 나도 모르게 꼭 묻게 되는 질문이 있다. 혹시 소설을 써보지는 않았는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다들 이전에 써본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녹록치 않더라는 답변을 한다. 들을 때마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소설가는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 차원이 높은 세상에서 호흡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너무 멀리 떨어진 존재만은 아니라고 생각이 전환된 것은 아마 소설가의 일상을 소재로 한 일본드라마였지 않나 싶다. 그리고 소설을 쓰시는 분을 한 분 알게 된 것에서도 영향을 받았지 싶다.

 

표현한다는 것, 그것이 글이 되었든, 말, 미술, 사진, 음악, 요리, 미용, 화장, 패션, 동영상 등 무엇이 되었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 유쾌한 일이다. 그 중에 소설. 소설을 한번 써보았으면 한 적이 있다. 시간이 갈수록 잊혀져가는 기억을 온전한 형태로 보존하고 싶어서, 표현하지 않으면 터질 것 같은 마음을 분출하고 싶어서. 그런데 뭘 알아야지. 몇 글자 끄적거리다 끝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책을 읽고 감상을 남기는 형태로 아쉬운 마음을 달랬나 보다.

 

소설을 쓰기를 원하지만 마땅한 스승도 없고 방법도 모른다면 이 책이 제격이지 싶다. 소설 창작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저 딱딱한 강의식이 아니라 저자의 인생과 경험까지 녹아 있어 소설을 창작하는 작가라는 사람의 인생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우선은 일기도 좋으니 써보라는 것. 그리고 쓰다가 슬럼프에 빠질 때는 가상이라도 좋으니 수상소감 등 또 다른 형태의 글을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 어찌되었든 많이 읽고 쓰고 그것을 반복하고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보다 효과적인 저자의 팁을 소개하고 있다. 소설을 쓰기 전부터 인물구성, 개요, 첫 문장 쓰기, 상징, 제목 붙이기, 마무리, 퇴고, 파일 관리 등 각 과정을 구체적으로 이미지하고 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제목 그대로 소설 수업을 받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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