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의 길에서 오늘을 묻다 - 조선통신사 국내노정 답사기
한태문 지음 / 경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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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라는 말은 근래에 생긴 것 같지만 실은 조선시대에도 있었다고 한다. 바로 조선통신사이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 일본에서 이야기되는 것에는 약간 다른 시각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조공국의 사절로 간주하려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것은 일부 한국 학자들이나 국민 가운데서도 비슷한 인식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

 

조선통신사 전문가인 저자는 이러한 다른 시각을 접하고 얼마나 놀랐을까? 책 마지막 ‘답사를 마치면서’에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와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내용을 열거하고 있다.

 

자신의 발로 직접 확인하지 않은 역사는 단지 ‘자신에게 던져진 사실의 기록’일 뿐 p395

 

문헌을 통해서 뿐 아니라 조선통신사의 걸음을 좇아 발로 뛰고 눈으로 직접 보며 서술하였다. 안타까운 점은 일본 노정 지역에 대한 선행연구는 많은데 국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자신의 지역에 조선통신사가 머물다 갔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지역민들도 있다는 것. 먹고 살기 바쁘다보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는 공감은 된다. 그리고 기념관이나 표식이 있어야 기억을 할 수 있지 관련 학자나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옛 문헌을 찾아 읽는 것도 쉽지 않으니 말이다.

 

조선통신사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한일 양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처럼 국내 자료가 상대적으로 많이 미흡하다면 일본측 주장을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조선통신사 사행록이 일본 체험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음에 반해, 국내 노정이 간략하게 기록되어 있는 한계도 있기는 하다. 이 책을 바탕으로 국내 노정에 대한 더욱 면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해당 지역에는 그것을 기억하고 기념할 수 있는 표식들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기회가 될 때마다 이 책을 바탕으로 답사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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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원더스 이야기 - 승자독식 세상에 던지는 패자부활 선언
김은식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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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단 운영을 통해 어떤 수익도 가져가지 않겠다. 그리고 팀 이름에 기업의 이름을 넣지도 않겠다. 심지어 구단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기업 재정이 아닌 개인 재산에서 전적으로 지출하겠다. 이것은 최소한 대한민국에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pp.24-25

 

이름도 생소한 독립야구단의 탄생 배경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나이 서른 무렵에 이미 수천억 원의 재산을 가지게 된 청년. 야구를 좋아하지만 부상을 당해 직접 야구선수가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대학 졸업 이후 미래 목표로 둔 세 가지 중에서 하나가 프로야구팀을 만드는 것이었고 그 과정 속에 고양원더스 이야기가 새겨져 있었다.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선수 공개모집 테스트 때는 3일 예정이었으나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340명이 참가하는 바람에 5일간 진행되었다고 한다. 그 중에는 미국 국가대표로서 여자야구월드컵에 참가한 경력을 가진 홍일점 참가자도 있었고 81세의 할아버지, 서울대 사법고시 준비생도 있었다.

 

결국 44명이 선발된 가운데 비선수출신은 단 한 명도 선수단 명단에 오르지는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340명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꿈,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좌절했지만 다시 도전해보고자 하는 모든 이들의 기대와 희망을 담아 뛰고 있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한다.

 

야구단의 탄생 배경에서부터 선수들이 들어오는 과정, 각자의 다양한 이야기,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해내는 과정, 최초의 원더스 출신 프로야구 선수, 2013년 근황 등 1년 남짓한 고양원더스 역사를 꼼꼼하게 잘 담고 있다.

 

그 중 김성근 감독 아래 이루어지는 맹훈련이 무척 인상 깊었다. 결국에는 안 보이는 데서 훈련하는 선수가 이긴다 것, 그런 선수가 되어야 한다는 것. 어디 야구 뿐이겠는가? 책을 덮을 즈음에는 한편의 휴먼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잔잔한 감동이 남았다. 삶이 힘겹게 느껴지는 청년에게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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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의 마지막 강의
B. F. 스키너 & 마거릿 E. 본 지음, 이시형 옮김 / 더퀘스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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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비평가였던 존 코플란은 60세에 사진을 시작하였다. 보통의 모델이 아름답고 늘씬한 젊은 여성의 몸인 것을 지적하며, 특히 노인의 몸, 주름과 잡티, 각질이 생기고 늘어진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사진을 남겼다. 몸에 대한 사회의 고정관념을 지적한 것이다.

 

노년기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은 무엇일까?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노년기는 진정 비극이고 두려운 존재인 것인가? 우리의 편견 속에 갇혀 슬픈 것, 회피하고 싶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점검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행동주의 심리학자로만 알고 있었던 저자 스키너가 노년론을 논하였다는 것이 무척 낯설고 신기했다. 스키너 역시 1904년 태어나 1990년까지 살았으니 장수한 편이다.

 

괴테는 80세에 절세 불후의 고전 <파우스트>를 탈고했고, 토스카니니는 90세까지 20세기 대표 지휘자로 활동했다. 피카소는 92세까지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며 수많은 명화를 남겼다. 루빈스타인은 89세에도 카네기홀에서 연주하며 피아니스트로 활동했고 75세 정년론을 주장한 현대경영학의 대부 피터 드러커도 90세가 넘어서까지 창작활동을 펼쳐 100여권이나 되는 저서를 남겼다. 에디슨은 아흔 두 살의 나이에도 발명에 몰두했으며, 파블로 카잘스는 아흔다섯의 나이에도 하루 6시간씩 첼로 연습을 하며 “나는 지금도 연습을 통해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고 말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요새 흔히 듣는 ‘평생교육’을 몸소 실천한 이들이라 할 수도 있겠다.

 

우리는 누구나 ‘신체적인’노년 계획을 세우는 것에는 민감한데 실은 노년을 ‘즐기’기 위한 다른 종류의 계획 역시 세워야 할 것을 주장한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방향을 제시해준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인 이시형 선생님이 내용을 정리하고 핵심을 짚어 덧붙여 준다. 초점을 맞추어 읽는데 무척 도움이 되었다.

 

일본인 히노하라박사는 ‘사람은 타고난 유전자로 마흔까지 산다. 그 이후는 제2의 유전자로 살아야 한다. 그건 바로 좋은 생활습관이다’(p245)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세계 장수촌으로 이름난 세 곳에 대한 연구 보고에서는 이들 지역의 공통적인 특징 중 3가지가 첫째 느긋하고 평화로운 마음, 둘째 신선한 채소를 위주로 한 식단, 셋째 적당한 운동이라고 한다.

 

노년기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는 바로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이야기라 공감되는 부분, 바로 적용하고 싶은 부분이 많이 있을 것이다. 젊은 사람이라면 우리, 나 자신도 누구나 그 시기를 향후 경험할 것이고 점점 나이를 드시는 부모, 친척, 지인들을 잘 이해하고 돕기 위해서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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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집요한 혁신의 역사 - 삼성 혁신의 중심에서 40년, 최전방 CEO 손욱의 생생한 현장 기록
손욱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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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다룬 이야기가 많지만 삼성 혁신의 중심에서 활약한 저자의 이야기는 또 색달랐다. 한국경제신문의 경제주간지 <한경비즈니스>에 실린 40년 ‘혁신 경영 이야기’를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1945년생에 1967년에 삼성에 입사하였다고 한다. 한 회사에서 오래 근무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텐데 꾸준하게 근무하여 CEO의 자리까지 오르게 된다. 시기도 마침 우리나라가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정도로 성장해나가는 시기와 같다. 국가와 기업이 함께 크게 성장하는 과정 속에 공헌한 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기업의 성장에 크게 공헌한 연배가 있는 분들이 회고하며 쓴 책에는 공통의 말투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일전에 읽은 P사 출신의 다른 저자의 책을 읽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과거의 일은 그 때 당시에는 고통과 쓰라림, 불안에 힘겨웠을지도 모르지만 돌아보면 아름다움으로 기억되니 말이다.

 

뜬구름 잡는 이론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례를 들려주고 있어 보다 설득력이 있었다. 또한 일화 소개에만 그치지 않고 젊은이들에게 따뜻한 충고, 메시지를 전한다.

 

하루가 달리 급하게 변화하는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나서 취직도 미래도 불안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아버지 세대, 그 전 세대에도 성장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를 추구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스스로를 돌아보고 좋은 것을 닮으려는 발버둥, 노력은 결국 성장과 진보로 이어진다는 것, 헛되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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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박사 안강입니다 - 수술 없는 만성통증 치료의 세계적인 권위자 통증박사 안강입니다 1
안강 지음 / 김영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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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수술을 받는다는 것은 등식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의사의 말은 어떤 상황에서든 옳은 말이고 수술 후 부작용 따위는 팔자 또는 운명 탓으로 돌려야 하는 것이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런데 꼭 수술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시각이 있었다. 물론 수술이 필요한 상황도 있지만 수술 후 우리 몸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수술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을 짚어준다.

 

통증하면 허리 디스크, 목 디스크로 고생하고 계시는 부모님이 먼저 떠오른다. 수술 없이도 만성통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논을 펼치는 저자. 당장 나와 가족과 직결되는 일이다보니 단숨에 다 읽었다.

 

바로 오늘부터 적용할 수 있었다. 먹는 습관을 바꾸는 것과 운동이었다. 중년 여성에게 흔히 일어나는 것으로 에스트로겐 과다분비는 전신통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그 원인은 세 가지였다. 첫째, 과다하게 정제된 탄수화물, 트랜스 지방으로 대표되는 경화지방, 커피, 탄산음료, 조미료, 인스턴트식품 등의 과잉섭취이다. 둘째, 운동 부족, 아무리 무기력하고 아프더라도 두 시간은 매일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한다. 셋째, 환경 호르몬의 체내 유입이다. 플라스틱 용기가 아닌 유리 용기로 바꾸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리 몸에 가장 소중한 음식은 물이라는 것도 인상깊었다. 항염증제 역할을 하는 식사습관은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 것, 버터, 우유, 아이스크림, 마가린, 쇼트닝 등 염증 유발 식품을 피하고 오메가 3가 많은 올리브오일, 연어, 고등어 등을 많이 섭취한다. 매끼마다 일정량의 채소를 섭취한다. 탄수화물의 섭취는 줄이고 되도록 다양한 맛이 나는 채소를 섭취한다. 하루 세끼 규칙적으로 식사한다.

 

저자 가족이 식사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는 부분에서는 g으로 환산해서 표현하고 있는 부분이 의아했다. 되는 대로 먹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계산해서 섭취하는 것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통증으로 고통 받고 있거나 그런 가족을 둔 사람들, 지금은 건강하지만 건강을 제대로 지키고 유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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