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원더스 이야기 - 승자독식 세상에 던지는 패자부활 선언
김은식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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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단 운영을 통해 어떤 수익도 가져가지 않겠다. 그리고 팀 이름에 기업의 이름을 넣지도 않겠다. 심지어 구단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기업 재정이 아닌 개인 재산에서 전적으로 지출하겠다. 이것은 최소한 대한민국에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pp.24-25

 

이름도 생소한 독립야구단의 탄생 배경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나이 서른 무렵에 이미 수천억 원의 재산을 가지게 된 청년. 야구를 좋아하지만 부상을 당해 직접 야구선수가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대학 졸업 이후 미래 목표로 둔 세 가지 중에서 하나가 프로야구팀을 만드는 것이었고 그 과정 속에 고양원더스 이야기가 새겨져 있었다.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선수 공개모집 테스트 때는 3일 예정이었으나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340명이 참가하는 바람에 5일간 진행되었다고 한다. 그 중에는 미국 국가대표로서 여자야구월드컵에 참가한 경력을 가진 홍일점 참가자도 있었고 81세의 할아버지, 서울대 사법고시 준비생도 있었다.

 

결국 44명이 선발된 가운데 비선수출신은 단 한 명도 선수단 명단에 오르지는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340명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꿈,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좌절했지만 다시 도전해보고자 하는 모든 이들의 기대와 희망을 담아 뛰고 있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한다.

 

야구단의 탄생 배경에서부터 선수들이 들어오는 과정, 각자의 다양한 이야기,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해내는 과정, 최초의 원더스 출신 프로야구 선수, 2013년 근황 등 1년 남짓한 고양원더스 역사를 꼼꼼하게 잘 담고 있다.

 

그 중 김성근 감독 아래 이루어지는 맹훈련이 무척 인상 깊었다. 결국에는 안 보이는 데서 훈련하는 선수가 이긴다 것, 그런 선수가 되어야 한다는 것. 어디 야구 뿐이겠는가? 책을 덮을 즈음에는 한편의 휴먼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잔잔한 감동이 남았다. 삶이 힘겹게 느껴지는 청년에게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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