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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인간학 - 약함, 비열함, 선량함과 싸우는 까칠한 철학자
나카지마 요시미치 지음, 이지수 옮김, 이진우 감수 / 다산북스 / 2016년 9월
평점 :
책을 추천한 포스텍 석좌교수이자 철학자인 이진우 교수의 글을
보니(책 뒷표지에 적혀 있다)
니체 철학을 정식으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책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한다.
추천사에 추천하지 않는다니,
무슨 말인가 싶다.
다만 니체의 반역 정신,
즉 어떤 문제를 극단까지 철저하게 파고드는 것을
경험하고 싶다면 권한다고 한다.
‘착하다’의 정의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형태의 관습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게 하는 이 책,
읽다 보면 통쾌하기도 하고,
의아하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하다.
약자인 착한 사람은 오로지 신체 보전 및 평온무사함을
추구한다.
p76
착한 사람은 안전이라는 최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다른 모든 가치를
짓밟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는 안전이 위협받는 것이 유일한
공포이며,
자신과 주변 사람이 매일 안심하고 지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한다.
p76
그들은 안전을 바라면서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 가혹한 일을 국가가,
정치인이,
관료가,
기업인이,
즉 강자가 해주기를 바란다.
나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강자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p78
약자인 ‘착한 사람’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무리 짓는 것을 좋아하고 동정하고 원한을 품는다고
하는데.
그저 늙어갈 뿐인 사람은 점점 더 온화해진다.
건강하게 장수하고 피부도 반들거리며 호주머니에
용돈도 적당히 있다.
이들은 명랑한 척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며 친구와
산과 들을 산책한다.
요즘 내 주변에도 이런 노인들이 눈에
띈다.
나는 그들이 싫다.
이제 남은 것이라고는
죽음뿐인데도,
게다가 죽음이 문턱까지 다가와 있는데도 그 사실조차
진지하게 생각해보려 하지 않고 싱글벙글 웃으며 살아가는 모습의 나의 미학 기준에 몹시 거슬리기 때문이다.
p88
노인,
그 중에서도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고 만족하며
살아가는 노인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사회가 어떻게 흘러가든 무관심하고 방관하면서 자신의
안전과 생활만 유지되면 그만이라는 사람들,
노인만이 아니라 연령대를 불문하고 사회 각 층에서
이러한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각성을 촉구한다.
접대는 때때로 받지만 고급 식당은 무조건 거절한다.
세 명이서 만 엔 이내로 먹을 수 있는 서민적인
가게라면 괜찮다.
그러나 내 신간이 잘 팔리지 않을 때는 출판 축하
회식도 거절한다.
또 중소 출판사일 경우 접대비가 나오지 않아 전부
편집자가 사비로 부담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당연히 내 식비는 내가 낸다.
그나저나 이토록 자상하고 성실하게 대처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느새 업계에서
몹시 특이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p125
자기 자신에게는 더 엄격하게 잣대를 대는 저자.
쓴소리를 하는 사람은,
자신의 생활 역시 타성에 젖지 않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누구보다 더 외롭고 고독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