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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의 정석 - 상대의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주는 생각 표현의 기술 10
박신영 지음, 박혜영 그림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하고 싶은 말을 단순하게 명료하게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강렬한 한 문장, 한 장의 보고서가 읽고 볼 게 너무 많은 지금 이 시대에 더 시선을 끌 수 있겠다는 짐작은 된다. 저자는 공모전 23관왕의 신화를 이루었고, ‘기획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읽기 전부터 무슨 말을 해줄지 무척 궁금했고 나도 모르게 기대를 하며 책을 펼쳤다.
보고의 정석은 간단하게 말하면 짧게, 1장으로 압축해서 담는 연습을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원, 네모, 세모, 그래프 등 도식을 잘 활용하는 것. 왜 필요한지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요령을 일러준다.
되돌아보면 보고서는 많이 써보았지만 기획서는 혼자 주도적으로 써본 경험이 없다. 기획서를 쓸 일에 종사해본 적도 없다. 여기서 말하는 ‘보고’의 정석이라는 것은 보통 기업에서 말하는 보고서라기보다는 ‘기획’을 보고하는 ‘보고’의 의미가 강하다고나 할까? 하지만 꼭 기업이나 일터에서만 필요한 책이라기보다는 요새 붐인 블로그, 페북 등 SNS를 활용하는 이들, 또는 학교에서 하는 발표 자료 준비에도 이용할 수 있는 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한 눈에 제대로 내용을 전달해야하는 것은 공통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글자보다는 여백이 많다. 사사삭 넘기며 읽으면 한 자리에서 한권 뚝딱 다 읽을 수가 있다. 저자는 글과 그림이 적혀 있지 않은 그 여백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담았다는 생각이 든다. 흡수하는 것보다는 짧은 내용을 통해 독자 스스로 생각하도록 하는 것, 상상하고, 구성하도록 하는 것.
아쉬운 것은 저자의 다른 책에 기술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자의 경험담이나 보고의 정석을 담은 실제 사례 소개가 빈약하다는 점이다. 약간 소개되어 있기는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뼈대에 어떻게 살을 붙여서 실제 먹혀들었는지(?)가 괜시리 궁금해지는데 그것이 이 책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다. 한편 생각해보면 나날이 새로운 정보가 쏟아지고 변화가 빠른 시대인 만큼 하나의 패턴, 지나간 저자의 업적에 사로잡히지 말고 새로운 것을 상상하고 만들어나갈 것을 바라는 저자의 무언의 메시지인지도 모르겠다.
기획, 보고, 자료 등을 작성할 때 보다 명료하고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쓰고 싶을 때마다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