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고민하지 말아요 - 소중한 것을 놓치고 싶지 않은 당신
히라이 쇼슈 지음, 예유진 옮김 / 샘터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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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본 도쿄 중심가에 있는 선불교 임제중 국태사파 젠쇼안의 제7대 주지. 저자의 프로필 첫문장이다. 한마디로 스님이시라는 거.

일본 관공서, 대기업에서 실시하는 직원연수, CEO 세미나에서 강연한 경험도 많고 반응도 좋다고 한다. 그 이유는 책장을 넘긴지 얼마 되지 않았을무렵 알 것 같았다.

우선 쉬운 말로 쓴다. 차 한 잔 하며, 상대의 눈높이에 맞게 차근차근히 말을 하듯 이야기를 들려준다. 누구나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평소 별 생각이 없었던 주변 이야기부터, 직장, 인간관계의 고민 등 다방면에 걸쳐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러고보면 누구나 살면서 고민하게 되는 것들은 비슷비슷한가 보다. 어느 나라에 살든, 성별이든 직업이 어떻든간에.

한마디로 이 책의 느낌을 정리하자면(꼭 그래야만 하는 건 아니지만, 생각 정리 차원에서) '감정 연습', '감정 훈련', '감정 트레이닝'이라고 할까? 사태는 같다. 좋아하던 연인이 헤어지자고 이별 선고를 할 수도 있고, 잘 다니던 직장에서 좌천이나 해고를 당할 수도 있다. 예기지 않았던 '불행'이 닥쳤을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질 것이냐에 따라 그것을 극복할 수도 있고 좌절하고 미궁에 빠질 수도 있다. 또 하나는 어떤 일이 닥치고 나서 생각하는 게 아니라, 미리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예방할 수도 있다. 아침에 현관과 화장실을 청소한다거나, 먼저 인사를 건넨다거나, 하루를 제대로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든다거나, 지금 있는 장소에서 최선을 다한다거나 하는 등이 구체적인 실천 사항을 제시한다. 이것들이 바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유지해가는, 또는 어떤 목표를 달성해가는 구체적인 방법들도 되는 것이다.

평소 잔글씨, 빽빽하게 적힌 스타일의 책만 보다가 이걸 펼쳐 드니 읽는 눈부터가 편안하다. 약간 큰글씨에 자간 간격이 넓고 강조하는 부분에는 줄도 쳐져 있다. 또 핵심 내용은 따로 일부 구절만 떼서 한번 더 보여준다. 가까이 두고 언제든 마음에 먹구름이 낄 때,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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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있습니다 - 때론 솔직하게 때론 삐딱하게 사노 요코의 일상탐구
사노 요코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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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사노 요코(1938-2010)는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났다. 일본인들은 '종전'이라는 말을 쓰고 어떤 나라에서는 '패전'이라는 말을 쓰는 1945년 8월 15일을 기억하는 공간은 해외이다. 그리고 일본으로 돌아가 저자의 표현으로 '조몬인'으로 살았다고 한다. 조몬은 일본 역사를 말할 때 가장 오래된 시기의 이름이다. 우리로 치면 '고조선'과 같은. 그만큼 경제적으로 힘든 시대였다는 의미로 저자가 사용한 표현이다.

책장을 넘기기 전, '문제가 있습니다'라는 제목에서 말하는 '문제'란 뭘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어디에서 나온 말인지는 바로 알 수 있었다. 저자의 말은 아니고, 일화에서 러시아인이 한 말 중에서였다. 



책읽기를 무척 좋아했고, 평생 책 읽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는 걸 군데군데에서 엿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읽고 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잊어버린다든지, 카페 배경음악처럼 그냥 활자를 읽었다는 거지 양분이 된다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책보다는 실제 사람과의 만남, 경험을 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도 여러 번 토로한다. 그림책 작가로 데뷔하였음에도 수필도 여러 편 남기고 출판문화상, 고바야시 히데오상을 수상한 것을 보면 독서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신기한 건, 뭔가 낯선 내용도 있고, 중국, 한국, 전쟁이라는 키워드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공감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카페에서 혼자 차를 마시다가 문득 옆 자리에 앉은 일본인 할머니와 대화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물론 대화하는 언어는 한국어이다. 이 책이 한국어로 된 번역서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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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문제
J.A.홉슨 지음, 김정우 옮김 / 레디셋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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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애트킨슨 홉슨, 김정우 역, 빈곤의 문제, ()레디셋고

 

책의 저자 존 애트킨슨 홉슨(1858~1940)은 영국의 사회경제학자이다. ‘경제학계의 이단아라고 불렸다고 하니, 평범한 인물은 아닌 듯 하다.

중산층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옥스퍼드에서 공부, 대학생들을 가르친 경력이 있다. 경제학의 전제를 뒤집는 이단적인 사상이 있었다고 하는데, 실업과 빈곤의 원인이 과도한 저축, 저소비에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으로 런던대학 강사직을 잃고, 경제학계에서 추방당했다고 한다. 너무 심한 게 아닌가 싶은데, 시대를 잘못 만난, 너무 앞서 태어난 학자였던 것이 잘못이었던가 싶기도 하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이고, 받아들이기 힘든 생각이었을지 몰라도 100년이 지난 지금은? 이 책 1906년에 쓰였다고 하니. 110년 전이다.

 

기계화

 

기계화가 가져온 변화는 두 가지다. 기술자는 더 이상 독립적 생산자가 아니라, 반드시 생계를 위해 자본가에게 고용되어야 하는 의존적 노동자다. 또한, 고용주에 대한 노동자의 의존성이 커진 반면, 노동자에 대한 고용주의 책임 의식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p59

 

얼마 전 청문회에서 S사 직원으로 업무상 재해로 백혈병에 걸렸던 고 아무개에는 500만원을 내밀었고, 정 모 씨에게는 300억을 건넸다는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기계화, 공장제와 노동자에 대한 고용주의 책임의식.

 

공장제가 발달할수록, 노동자는 더욱 의존적이 되고 고용주는 더욱 무책임해졌다. p59

 

기계화가 도입되고 정착되기 시작하던 시점에서, 기계화를 바라본 냉철한 시각이다. ‘늘 노동자만 기계 때문에 노동력의 가치를 잃게 되고, 따라서 피해를 입는다’(p64)고 주장한다.

 

 

보통 당연하다고 그냥 지나갈 일을, 저자는 깊이 고민하여, 빈곤의 원인을 전체적인 구조에서 원인을 찾아내었다. 현재와는 110년의 시간적인 차가 있지만, 당시 시대배경을 가정하고 본다면 그야말로 획기적이고 기발한 시각이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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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산다
샤를 바그네르 지음, 강주헌 옮김 / 더좋은책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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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이란 무엇인가?

 

요새 말하는 미니멀리즘인가?

 

단순한 삶

 

단순한 삶을 살지 못하는 대표적인 사람들로는 구걸로 연명하는 거지, 사기꾼 기생충 같은 사람 아첨하는 사람, 시샘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이 땅에서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이 소유한 것을 어떻게든 한 조각-가능하면 크게-이라도 뜯어내려 한다. 야심이 가득한 사람과 영악한 사람, 나약한 사람과 인색한 사람, 오만한 사람과 꾸미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어떤 사회 계층에 속해 있든 간에 단순함과는 거리가 먼 부류에 속한다. p32

 

구체적인 사람들로 유형을 설명한다. 그리고 단순함은 일종의 정신 상태라고 한다.

 

인간다운 인간, 즉 진정한 인간이 되는 것이 최고의 목표인 사람은 단순하다. p33

 

인간이 되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는 사람은 단순하다고 한다.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단순한 의무

 

 

단순한 의무는 가까이 있는 것에 대한 의무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가까이 있는 것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가까이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하지도 않는다. 반면에 멀리 있는 것에는 매력을 느끼고 관심을 갖는다. 불필요할 정도로 과도한 열정을 쏟기도 한다. p89

 

바로 눈 앞에 있어서, 늘 있는 것이라 소중한 것을 자각하지 못한다는 것, 많이 듣던 말인 것 같기도 하면서 되돌아 봐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욕망

 

욕망이 지배하는 공간은 상호부조가 존재하는 공간이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이다. 자신을 위해 많은 것을 가지려 한다면 이웃을 위해 많은 것을 해줄 수 없다. 혈연으로 맺어진 사람을 위해서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p108

 

욕망의 반전. ‘소탐대실이라는 말이 여기서도 적용되는 것일까?

 

곳곳에 공감되는 구절이 많고, 책 디자인 자체가 강조하는 부분에서는 밑줄이 쳐져 있다. 그런데 재미난 건, 이 책의 저자가 1852년생이라는 것. 1952년이 아니라 1852년이다. 세월이 지나도, 우리가 잊지 않고 마음에 새겨야 하는 것은 참으로 단순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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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시 도요타인가 - 위기의 한국기업에 해법 내미는 도요타 제2창업 스토리
최원석 지음 / 더퀘스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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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계획하고 목표를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것, 회사를 경영하거나 조직을 이끄는 것과도 공통점이 많은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왜 다시 도요타인가? 도요타의 경영 방식을 깊이 있게 파고 드는 이 책은, 도요타 정보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우리 업계, 우리 사회를 되돌아 보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다른 업체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것에 초점을 맞추어 장기적인 계획, 실천 방법은 놓치기 쉬운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 본다.

 

 

자동차산업의 우수 사례를 애기할 때 보통 영국을 거론하지는 않는다. 영국은 1950-6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과 함께 세계 자동차산업을 주도했다. 하지만 영국병이라 불리는 비효율, 노사갈등, 경쟁력 저하 등으로 자동차 산업이 몰락했고 영국 국적의 자동차회사는 다 사라지고 말았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인도 타타자동차에, 롤스로이스와 미니는 독일 BMW, 벤를리는 독일 폭스바겐에, 로버는 혼다와 BMW를 거쳐 지금은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흡수됐다.

그러나 영국 자동차 산업이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다. 양산차 업체는 아니지만, 스포츠카 회사 가운데 맥라렌(McLaren)같은 곳은 자동차와 하이테크산업의 영국 대표주자로 성장해 가고 있다. pp.206-207

 

 

그는 영국 자동차산업이 몰락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20~30년 전 영국 자동차회사에는 오직 1년짜리 계획만 있었습니다. 당장 올해만 생각했기 때문에 미래를 계획할 수 없었고, 결국 도요타처럼 20~30년을 보는 회사에 맞설 수가 없게 됐지요. 현재 맥라렌의 사업 전략은 일본식 사업 철학에 영국의 브랜드 파워를 접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p.207-208

 

 

영국 자동차산업의 예는 설득력 있었다.

 

책은 크게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문제의 시작과 끝은 결국 리더다, 2장 미래는 설계를 잘하는 자만 살아남는다, 3장 개인을 탓하기 전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라 순이다.

 

바람직한 리더의 역할, 장기적인 관점에서 설계의 중요성, 현장을 중시하는 시각의 중요성, 공정함과 투명성의 힘 등을 이야기한다.

 

3장 최적의 환경을 거론한 부분도 인상 깊었다. 움직이지 않는, 열정이 없는 구성원을 탓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열정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환경은 없었는지 경영자, 리더가 끊임없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직접 읽어 보니, 자기계발, 경제, 경영 도서로서 주목받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일본뿐만 아니라 영국, 한국 등의 사례를 통해 한국 기업과 조직, 우리 생활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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