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을 시작하고 고민하면서 읽었던 책들이다. 빠듯한 월급봉투를 쪼개어 바쁜 일상에서도 사색의 끈을 놓지 않기위해 모아온 책들, 헌책방을 뒤져 건진 낡은 책들. 내 책상과 가장 가깝게 놓여 있는 책들의 모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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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포도
J.E.스타인백 지음 / 혜원출판사 / 1993년 3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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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분노란 이런거다. 세상의 가장 밑바닥의 모습이 진저리가 날정도로 세세하다. 그러나 희망이 있다.
숨겨진 한국 여성의 역사
박수정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04년 1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04년 05월 12일에 저장
품절

눈물없이는 볼수 없는 책이다. 지하철에서 난 이책을 읽다가 덮었다.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한국 민주주의의 보수적 기원과 위기, 폴리테이아 총서 1
최장집 지음 / 후마니타스 / 2002년 1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04년 05월 12일에 저장
구판절판
마르크스주의와 노동조합운동
리차드 하이만 지음 / 연구사 / 1997년 12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2004년 05월 12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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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문자를 타고 에세이 작가총서 248
강상철 지음 / 에세이퍼블리싱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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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했나 봐

영등포 사무실에 출근하던 첫날부터 지금까지 앞자리와 옆자리에서 하루에도 수차례씩 들려오는 핸드폰 벨소리가 있다.


“사랑했나봐 잊을 수 없나봐 자꾸 생각나 견딜수가 없어, 후회하나봐 널 기다리나봐 또 나도 몰래 가슴 설레여와 저기 널 닮은 뒷모습에 기억은 계절 따라 흩어져 가겠지 차갑기만 한 사람 빈가슴 애태우며 난 기다리겠지 어설픈 내 사랑은 ....” 운이 좋으면 대개의 노래는 이쯤에서 끊기지만 어떤 때는 어김없이 두서너 차례 이 노래를 듣게 된다.



한창 인기를 끌었던 윤도현의 “사랑했나 봐”라는 곡이다. 뭔가 잔뜩 집중을 하고 있을때나 회의 중에 울려 퍼질때도 그 순간만은 피식 웃음이 난다. 늘 들어도 그리 싫증이 나지 않은 곡인데 문제는 나머지 가사는 머릿속에 들어오질 않는다.



그날도 두어번 “사랑했나 봐”를 듣고 난 점심 무렵 “사랑은 문자를 타고”라는 책 하나가 내 책상에 놓였다. 어딘지 익숙한 제목인데, 아하, “TV는 사랑은 싣고”라는 프로가 갑자기 떠올랐다.

텔레비전을 볼 때처럼 왠지 기분 좋고 즐거운 내용들이 가득할 거 같은 느낌이 왔다.

어린 시절 즐겨보던 명랑만화를 연상하는 연두색 소박한 겉표지에 “에세이 작가 100인 총서- 강상철 에세이라는” 글이 눈에 들어 왔다.

요즘에는 문자에 귀재인 엄지족이 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핸드폰 문자에 익숙치 못해 네이트온에 의지하고 살고 있는 나에는 “사랑은 문자를 타고”라는 제목은 갈증 끝에 마시는 한모금의 물처럼 감미롭고 신선하다.



그러나 첫 장을 넘겨 글쓴이의 짧은 약력과 “책을 내면서”를 읽으면서 제목과는 또 다른 범상치 않은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영화와 현실, 노동에 가려진 세상, 생활속의 느낌표 등 책은 너무 무겁지도 않게 그리고 또 너무 가볍지도 않게, 치열한 현실과 소박한 일상을 함께 담고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꼭지는 역시 “사랑은 문자를 타고” 그리고 ”사랑했나 봐” 편이다.

그리고 “찰흙과 모래”, “폭력으로부터의 소통”을 읽을 때는 현실의 아픔 때문인지 여전히 가슴 한켠이 쓰리고 고통스럽다. 그럼에도 “신년마석의 모란공원에서”나 펄럭이는 “깃발”처럼 잔잔히 그러나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내일을 위한 희망은 작은 위안이 된다.


책을 덮으면 여전히 역동어린 삶의 한 복판에 서 있으면서도 상황을 탓하지 않고 예리한 붓으로 글을 쓰고 또 삶과 역사를 고민하며 살고 있는 글쓴이의 섬세하고도 꿋꿋함이 따듯하게 전해 온다.


늘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많을수록 세상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래 이제 겨우 하프 마라톤을 뛰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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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 활동론 - 김금수 선생 강의록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교육실 엮음 / 한국노동사회연구소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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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 노동조합간부로서 어떻게 활동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딘지 자신이 처음 시작할 때와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간부라면 다시 이 책을 펴 보기를 권합니다. 이 책은 노동운동계의 거목이신 김금수 선생이 1994년 처음 쓴 내용을 올해에 다시 정리하여 쓴 책입니다.

"최근에 들어와서 '간부는 많은데 유능한 운동가는 드물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됩니다. 98년 현재 약 5천7백개의 노동조합이 있는데 간부들의 수를 세어 본다면 한 조합당 10명만 잡더라도 5만7천명입니다. 대의원 수까지 합하면, 수십만 명에 이를 것입니다. 이 간부들이 모두 단순한 실무자가 아니라 유능한 활동가, 운동가로서 진정 헌신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면 지금 노동운동의 현실은 엄청나게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간부와 활동가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단순하게 말한다면 간부는 노동조합의 지도부와 노조 활동의 중심을 이루는 사람들로서 노조 활동을 앞에서 이끌어 나가는 구실을 합니다."

책의 끝에는 전평 시절 화학산별노조에서 활동한 이일재 선생과의 대담이 눈길을 끈다.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전력투구한 후, 그래도 힘이 못 미치면 다시 기초부터 쌓아가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동지들에게 자기 신념에 충실할 것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신념을 신념이게 하기 위해서는 이론과 실천을 끊임없이 결합시켜나가야 합니다. 물론 아집이나 교조는 버려야 겠지요"

"간부들은 노동자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생활과 생존을 책임지신다는 사명감으로 노동운동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간부가 될 자격이 없습니다. '잃을 것은 속박의 사슬이요, 얻을 것은 세계의 전부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길입니다."

1923년에 태어나 평생을 노동운동에 바친 한 인간의 고뇌와 열정과 신념 속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하여 오늘의 고통을 기꺼이 감내하는 현장의 많은 간부들의 필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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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와 노동조합운동
리차드 하이만 지음 / 연구사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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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고민하는 노동운동 지도자로서 노동운동내에서의 민주주의, 노동운동과 정당간의 관계, 지금의 노동운동 조직에 대한 회의가 든다면 이책을 펼쳐볼만하다.

이 책은 1971년에 쓴 리차드 하이만의 책을 번역한 것으로 노동조합의 약점과 강점을 고전적 마르크스주의 입장에서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마르크스. 엥겔스가 노동조합을 바라보는 '낙관적' 입장과 레닌을 비롯한 이론가들의 제시하는 비관적 해석을 담고 있다.

난관적 입장은 '파업은 커다란 투쟁을 준비하는 노동자들의 군사학교'라는 표현이나 '부르주아지의 멸망과 프롤레타리아트의 승리는 그 어느 것도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입장이다. 즉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1840년대 전개했던 분석에 의하면 산업자본주의가 발달함에 따라 수많은 노동자가 한곳에 모이게 되어 집단적 조직의 전제 조건이 마련되고, 착취가 심해짐에 따라 노동자들의 결속이 강화된다. 노동시장에서 경쟁의 초월한 이러한 통일은 자본주의의 안정성을 위협한다. 또한 노동자들의 계급의식을 촉진시키고 투쟁을 통해 그들을 단련시킨다. 노동조합을 통해 경제적으로 쟁취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정치활동 조직을 택하게 되고 결국 계급지배구조 전체에 도전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초기의 입장은 19세기 후반 영국의 노동운동을 지켜보면서도 '타락한 지도자들의 배신'으로 인한 예외적 상황으로 치부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비관적인 입장은 레닌, 미헬스, 트로츠기를 대표자로 볼수 있다. 이들은 각각 통합(integration)이론, 과두지배(oligarchy)이론, 편입(incorporation)을 주장한다. 예를 들어 레닌은 노동조합은 자본주의 테두리 내에서 경제적 목표를 달성하였을 때 노조는 체제내로 자연스럽게 통합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미헬스의 과두재배의 철의 법칙은 자못 의미 심장하다. "재산이 많지도 않고 다른 소득원도 없는 지도자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지위를 고수하려한다. 자신의 직무를 자기만이 가질수 잇는 특권으로 간주하게 된다. 특히 지도자가 되고나서 이전의 직업에 적응할 수 없게 된 육체노동자들의 경우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라는 논지를 펴면서 일반적으로 노조간부들은 상당한 정도의 전문적 영역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해임한다든지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기 어렵다. 더구나 일반 조합원들은 현재의 지도자들이 계속 간부직을 맡을 '권리'를 자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자신들은 간부들에게 감사드릴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며, 간부들을 영웅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권력의 남용도 용인되고 쁘디부르조아의 행화을 하게되면 지도자들은 자신의 출신계급과의 연대의식도 모두 상실하게 된다.

마르크스 엥겔스는 혁명적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노조지도자는 '타락'한 것으로 언급조차 하지 않았지만 미헬스는 '정당론'에서 '타락'은 심리학 및 사회학적으로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트로츠키는 노동조합의 관료주의를 맹비난 한다. 노동조합의 퇴보는 국가권력과 밀착하여 하나로 결합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파시즘에서처럼 노조를 물리적으로 파괴하거나 노조의 관료들을 자본의 대리인으로 전향시킴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이다.
.... 단체교섭시 평화의무(peace obligation)조항을 수락하게되는데 이는 조합원들이 승인받지 않은 쟁의행위에 참가하지 않도록 제지해야할 의무, 즉 準 경영적 기능을 의미한다. 단체협약이 발전함에 따라 노동조합은 경영관리 수단이 되어 간다.'성숙한 단체교섭'이라는 미명하에 종종 경영자측에서 징계할 수 없는 사람을 노동조합이 대신 징계하는 의무를 떠 맡는다. 회사와 노동조합은 서로 상대방을 대신하여 징계를 행하는 대리인이다. 양자는 조합에 가입한 피용자중의 불평불만분자를 징계한다(밀즈)

이러한 견해는 섬뜩하리만큼 예리하다. 그렇다면 노동운동은 비관적인 것인가? 이에 대하여 하이만은 각각을 다시 재 비평하고 있다.

"노동조합 지도자로서는 조합원 대중을 버리고 체제내로 편입될 것이냐 아니면 탄압을 감수하고라도 조합원 대중의 편에 서느냐 하는 갈림길에 직면하게 된다. 비록 어용노조의 간부일지라도 조합원 대중의 투쟁성이 강한 경우에는 선뜻 전자를 택할 수 없고 전자의 경우가 지배적인 현상이라고 하더라도 노동조합의 가치를 부정하거나 해서는 안된다."

"노동조합운동은 매우 느리게 전진하거나 매우 때에 따라서는 후퇴하기도 하고 폭풍과 같은 급격한 성장의 시기가 상호 엇갈리면서 진전된다."라는 주장은 깊이 음미해볼 일이다.

100여년전의 고민과 분석들을 재해석하고 평가한 이 책을 읽는 내내 비관적 해석이 더 가슴에 와 닿는 것은 단지 지금 우리가 처한 노동운동이 급격한 성장의 시기가 아니라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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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완상의 다시 한국의 지식인에게 당대총서 11
한완상 / 당대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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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 사상 초유로 대통령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의회 쿠데타라고 하고 국회를 해산하자고 한다. 오늘의 사태의 핵심에는 "개혁"이 자리하고 있다.

한완상 선생의 의미심장한 말씀을 새겨보게 된다. 개혁은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정치적 화두이자 이데올로기적 수사이기도 하다. 개혁은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모든 세력이 이 화두를 선호한다. 심지어 반개혁세력도 개혁을 앞세우기 일쑤이다. 그만큼 이데올로기적 굴절과 왜곡이라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개혁과 혁명은 전쟁과 같다. 그것은 강력한 반대세력, 즉 적군이 강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개혁을 위한 투쟁과 운동에는 혁명의 경우와 견주어볼 때 피아(彼我)가 훨씬 더 불분명하다.

둘째, 그래서 진지 구축도 어렵다.

셋째, 개혁은 어디까지나 적법 절차를 충실하게 따라야 한다. 혁명처럼 반대세력은 모두 살생부에 적어놓고 그들을 단두대에 세워 대컥 대컥 처단할 수 없다.

 넷째로 반개혁 세력의 대응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그는 단언한다. "개혁의 길은 혁명의 길보다 험난하다"

지금 한국정치의 개혁은 어떠한 저항에 부딪혀 있는가?

개혁은 비단 정치권에서만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2000년 3월 쓰여진 이 책을 통해서 관통하고 있는 것은 민족화해에 대한 선견지명과 '멈출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인 개혁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다.

냉전의 외딴섬 한반도에 냉전 이데올로기에 빠진 냉전 근본주의를 추악한 '적대적 공생관계'로 묘사하고 있다. 그의 예언대로 냉전 근본주의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남북의 정상이 만나 새로운 희망의 등불이 켜진 듯 했지만 남북 관계는 여전히 요원하다. "우리는 왜 평화통일을 이야기 하는가?"라는 물음에 진지한 답변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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