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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메리 루빛뚱 ㅣ 큰곰자리 중학년 1
공수경 지음, 보람 그림 / 책읽는곰 / 2024년 11월
평점 :
예전에 비해 많이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다. 어쩌면 산타란 존재는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먹고 사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산타를 믿는다. 나는 유튜브와 각종 매체의 발달로 아이들이 산타의 존재를 가소롭게 생각하지 않을까 했는데도 어린 아이들은 여전히 산타를 기다린다. 하룻밤 만에 어떻게 배달을 다 할지 궁금해하고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싶어하고 유치원때 원장 선생님이 분장한 것은 무효라며 떠들고 다니기도 한다.
오늘날 텔레비전만 틀면 볼 수 있는 경연 프로그램을 보는 우리는 제 3사의 입장에서 즐거워한다. 흘러간 아이돌을 다시 경쟁시키고, 트로트 가수를 경쟁시키고 하물며 요리까지도 1등을 뽑는다. 보는 이로 하여금 나는 경쟁과 상관없고 단지 보기만 한다는 흥미진진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떨어지는 이와 합격하는 이에게 서사를 부여하고 웃고 웃는다. 그런데 사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전부 경연대에 올라있다. 누가 어떤 학교에 가는지 누가 몇 점을 받는지 전부 경쟁인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루빛뚱도 다음 루돌프에 뽑히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기 위해 뭐든지 잘해야 한다. 타고난 약점을 극복하고 더 높은 자리에 가기 위해 노력하는 루빛뚱. 동물의 이야기인지라 웃음이 풋 나기도 하지만 사실 우리 이야기다. 타고난 지능과 환경을 극복하고서 남을 이길 수 있을까. 그리고 이겨야만 할까. 왜 모두에게 주어진 목표가 같을까. 이건 순록의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 이야기다. 아이들은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신의 목표와 사회에 대해 그리고 부모님의 바램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거다. 그리고 사실 내 이야기 이기도 하다. 나도 아직 순록의 처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남들이 바라는 목표와 나의 목표. 무엇이 진짜일까. 어떻게 사는 것이 진짜일까. 글밥은 많지 않아 저학년부터 추천하지만 내용은 진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