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젠더 이슈

십 대를 위한 동화 속 젠더 이야기 - 남자다움, 여자다움에 갇힌 나다움을 찾아 떠나는 동화 속 인문학 여행 ㅣ 십 대를 위한 인문학
정수임 지음 / 팜파스 / 2019년 3월

요즘 젠더가 민감한 이야기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소위 동화 설정들을 바꿔보는 시도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심청이가 정말 효녀인지, 토끼와 거북이의 대결은 정당한지 등이다. 이 책도 동화 속에 당연하게 설정된 이야기들을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어릴 때 공주와 왕자 이야기 안 들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 여자라면 공주를 남자라면 왕자를 자기인 듯 삼고 꿈꿔본 사람도 많을 것이다. 사실 그건 커서도 계속 영향을 준다. 나는 얌전하고 아름다워지며 모성애를 가진 사람이 되길 바라고 있다. 커가면서 배운 교육이 있어서 겉으로는 아닌 척, 평등을 지향하는 척 하지만 속으로는 수동적인 여성성에 만족하는 면도 없잖아 있다. 나도 아직 성역할을 완전히 깨지 못한 사람이다.

이 책은 옛 이야기를 간략하게 들려주고 거기에 들어있는 젠더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어서 말해준다. 언니가 여동생에게 말하는 투로 친절하고 친근하다. 또한 젠더 이슈가 있었나 싶은 의외의 동화에서는 남녀 성역할이 얼마나 상투적으로 그려져 있나 보여준다. 이 책은 자라나는 아이들도 꼭 읽어야 하지만 나 같은 교사도 읽어야 할 것 같다. 아직도 체육시간에 남자는 축구, 여자는 피부를 하고 가위질 같은 건 여자아이들에게만 시키고 남자아이들의 폭력적인 행동은 용인되는 측면이 있다. 어른들부터 바뀌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더 이상 그릇된 관념을 가지게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