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의 절정, 위기 그리고 결말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1편의 내용, 맥락 그리고 분위기를 잘 이어서 갔다. 처음 100페이지 정도 읽으면 아마도 해피엔딩일 것이라는 것은 쉽게 추측할 수 있듯이 역시 해피엔딩이다. 반전소설일 이유도 없고 글의 분위기가 그렇지도 않으니...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는 노론/소론의 갈등을 위기부분에서 좀 더 상세히 설명했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물론 책 전체에서 그랬으면 더 좋았겠지만). 역사적인 사실을 근거로 왕, 재상들 심지어는 유생들 사이에서의 다툼을 좀 더 자세히 그렸으면 하는 바램. 자연스럽게 "규강각 각신들의 나날"로 이야기를 넘겨 그 책도 보고 싶어지게 한다. 거기에서는 노론/소론 갈등을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루려나? 주인공들이 정치인이 되었으니 그래야 할 것 같은데...
성균관에 들어가게 된 한 여성의 주위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이야기. 영정조 시절. 태평성대라고 불릴만큼이나 평온했던 시절. 책에서 나오는 명랑한 이야기가 일어났을 법도 한 시절이다. 아쉬운 점은 성균관이라는 곳을 너무 거창하게 그렸다는 것이다. 사실 이 시기 성균관은 정치권력에서 밀려 퇴물취급 받는 관리들이 강의하였고 (책에서 유박사 장박사), 대단한 학문을 가르치기 보다는 과거시험 위주의 교육을 하던 곳이었다. 당시 성균관에 대하여 좀 더 재밌게 비판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지만, 당시 교육제도를 비판하는 것이 책의 주제가 아니므로 이 책에서는 적절하게 다룬 것 같다. 이 시기는 조선역사상 중상주의가 싹트고 번영했던 시기이다. 이를 반영하는 인물이 여림인듯 하고 그 활동이 산학을 공부하는 것이다. 과하게 강조하여 책 내용을 무겁게 하기보다는 재미있게 잘 다룬 것 같다. 가끔 보이는 인터넷 어체가 조금 눈에 거슬리긴 하지만, 참 재미있게 잘 읽었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지성이라고 일컬어지는 칸트가 이성을 비판한다. 사람은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지만 모든 것을 상상하고 가정하고 적어도 이론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인간 이성에 한계를 지울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이 생각에 대하여 칸트가 비판을 하고 나섰다.
카톨릭이라는 틀안에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지만, 사실은 다소 범신론적이다. 모든 신은 같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기적, 어느 정도는 카톨릭도 그리고 기독교도 인정하는 부분일 것이다. 신에게 속한 한 남자가 한 여인을 만나고 신과 인류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신에 대한 사랑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인. 깊은, 정말로 깊은 신앙을 가진 사람은 주인공 필라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인공 필라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없을 지라도, "모든 사랑은 닮아있다"라고 한 그녀의 말은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코엘료가 이 책 한 권으로 다 보여주지는 않았을 지라도...
파우스트라는 인물을 통하여 인간의 내면을 철학적으로 성찰하였다. 인간의 모든 욕망을 채운 파우스트. 그 욕망을 채운 다는 것 보다도 파우스트가 어떤 욕망을 어떻게 가지고 그 욕망에 대하여 어떻게 느끼는 지... 그것이 바로 괴테가 말하고자 하는 것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