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1Q84 3 - 10月-12月 ㅣ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개인적으로 어떤 책을 읽고 그 책을 한 줄로 요약할 수 없다면 그 내용을 이해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한 줄로 요약할 수 없는 것 처럼. 

이 책을 한 줄로 요약하라고 하면, 용두사미형 공상과학 소설 이라고 하겠다. 소설 속에는 제 삼의 존재인 리틀피플이 존재한다. 그런데 그들의 역할이 없다. 호우호우 하는 것 말고는..... 호우호우만 하다가 그렇게도 그들에게 중요했던 인물들은 좌우가 바뀐 세상으로 떠나버렸다. 좌우가 바뀐 세상에도 리틀피플은 존재하고 거기서도 호우호우 만 하다가 끝나겠지... 

사권도 나오려나? 삼권이 끝이라면 정말 실망이다. 그렇게도 중요한 리틀피플과 선구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가 이렇게 어영부영끝나서야...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벌써 어떤 리뷰어들은 몇 페이지에 달하는 리뷰를 쓰고 온갖 해석을 붙이고 한줄한줄 인용해가면서 의미를 부여해가고... 나는 줄을 읽은 게 아니라 책을 읽었다. 그리고 얻은게 없다. 이 책은 무엇인가를 얻으려면 줄을 읽어야 하는 그런 책인가? 하루키는 그런 의미있는 줄들을 잘 엮어서 하나의 내용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없는 것인가? 

이런식이라면 차라리 "아오마메와 덴고는 좌우가 바뀐 달이 하나인 세상에서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고 지금 끝내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괜히 사권써서 기대하게 만들지 말고... 

이 사람의 책들이라는게... 다 이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