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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전에 김훈작가의 남한산성을 읽었다. 문체가 칼의 노래와 비슷했다. 그 때는 그런 문체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 역사와 인물들이 다소 동떨어진 느낌이었기때문이다. 그 현장에 존재하는 인물들은 그 현장에 존재하지 않고 그 현장을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인 듯 했다.
지금 이 역사의 현장에 존재하는 이순신장군은 어땠을까? 그 현장에 그 막막한 현실과 동떨어져 적의 칼을 받아 죽는 것을 자연사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이상한 일일까? 믿고 싶지 않은 현실, 적 그리고 자기 자신... 내가 그 현실 속에 있었다면 현실을 현실로 인식하지 않으려고 하였을 것이고 적은 적이며 나는 적의 적이며 전장에서 자연스레 적의 칼을 받아 죽는 것을 그저 바랄 뿐인 글 속의 이순신 장군처럼 생각하지 않았을까? 체념인가 초월인가 아니면 치열한 존재의 인식인가? 존재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고 부조리하다는.. 그런 인식.. 그 존재의 부조리를 없애는 "나는 적의 적일때만 가장 자연스러울 수 있다"는 인식. 그러므로 적의 적으로써 적의 칼을 받아 죽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김훈 작가는 사백 년 전에 돌아가신 이순신장군을 그렇게 되살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