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 신채호선생님의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실제로 작품을 접한 적이 없었는데, 서점에서 문고판의 얇은 서적을 찾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사게되었다. 우리가 알고있는 고조선부터 고려시대까지의 역사를 다루었다. 과거의 사가들의 잘못을 바로잡고 재해석한 역사의 개관이라고 할 수 있다. 각각의 역사를 아주 상세히 다루지는 못했으나 중요한 점을 짚어서 가장 중요한 생각을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자주" 또는 "주체"이다. 이는 책의 마지막 장인 "조선 역사상 일천년래 제1 대사건"에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선생님은 조선 (고조선부터 조선까지 모두 포함한)의 가장 중요한 사건을 묘청의 난으로 꼽으셨다. 기억에는 학교에서 배울때 간략하게 설명하고 넘어갔던 것 같다. 현대 역사학계에서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선생님께서는 유교의 득세와 조선인의 노예근성이 만연하게 된 계기라고 보신 것같다. 묘청이 실패함으로써 골수 유학자인 김부식이 권력을 가지고 조선 역사를 중화사상에 맞게 왜곡했으며, 그런 사대주의가 사회에 만연되어 중국을 섬기게 되었다고 해석한다. 물론 요즘 사학자들이 말하는 사대부의 힘을 등에업고 조선을 건설한 이성계의 문제도 언급을 했지만, 그 원흉은 김부식이 맞지않는가 하고 생각한다. 선생님의 북방영토에 대한 안타까움과 자주정신에 대한 글을 읽고 문득 그런 말이 떠올랐다. 고구려가 통일했더라면 그들의 공격적인 성향으로 중국을 공격했을 것이며, 성공을 했더라도 중국을 점령했던 다른 국가들처럼 중화에 흡수되어 지금은 중국의 자치구가 되었을 거라는... 이 얼마나 심각한 사대주의이며 노예근성인가.... 선생님의 사상이 현재 한국 역사학계에서 얼마나 받아들여지고, 그 진위나 정확함이 어느 정도로 인정받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한국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조선상고사도 읽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