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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팅 게임 - 백만장자의 상속자 16명이 펼치는 지적인 추리 게임!, 1979년 뉴베리 상 수상작
엘렌 라스킨 지음, 이광찬 옮김 / 황금부엉이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청소년 소설 [웨스팅 게임] 앨렌 라스킨, 황금부엉이, 2008년 초판, 2013년 개정판 1쇄.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는 사람은 없다. 막대한 부와 권력을 가진 者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현실에서 ‘만족’이란 단어를 끄집어내지 못한다. 대신 직면한 현실에서 불안을 끄집어내고, 불안은 공포나 권태로 사람들을 몰고 간다.
게임을 시작하는 새뮤엘 W 웨스팅도 마찬가지다. 막대한 부와 권력을 가진 그도 현실에서 불안을 끄집어낸다. 그의 불안은 뭘까? 웨스팅 게임의 목표는 표면적으로 막대한 유산을 받을 상속자를 찾는 것이지만, 한발 물러서서 생각해본다면, 게임은 백만장자가 권태로운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작은 장난에 불과하다.
16명의 유산 상속인들도 마찬가지다. 우연히 얻게 된 멋진 집과 게임 참가비로 받은 현금. 보통 사람들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니 이런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말이라도 해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마치 복권에 당첨된 것처럼 만족하지 않을까. 그렇지만 16명들의 유산 상속인들은 만족할 줄 모른다. 그들의 눈은 거대한 유산에 가려져 버리고 서로 의심하고 시기하며 웨스팅 게임에 빠져든다. 내 몫을 타인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는 공포가 그들을 게임 속으로 몰고 간다.
[웨스팅 게임]은 옮긴이의 말처럼 “혼자 푸는 퍼즐, 게임북을 한데 모아놓은” 것처럼 보인다. 옮긴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실증 내지 않고 재미있게 구성”된 책이라고 말하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우리에게 사건의 실마리로 등장하는 영어로 된 퍼즐은 어려운 수학문제보다 더 고통스럽게 읽힌다. 그렇지만 권태로운 일요일 오후를 망칠 정도는 아니다.
영어 퍼즐은 한국어로 모두 바꾼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웨스팅 게임] 대신에 [김회장의 유산]으로 제목을 바꾸고 배경을 미국에서 한국으로 바꾸고 그러면 더 재미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건 아닌 것 같다. 이 책이 1979년 뉴베리 상 수상작이라는 것도 그런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2012.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