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친구관계, 공감력이 답이다 - 서울대의대 김붕년 교수의 왕따 처방전
김붕년 지음 / 조선앤북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청소년 심리 [아이의 친구관계, 공감력이 답이다] 김붕년, 조선앤북, 2012

 

대부분 사람들은 어린 시절에 단짝 친구, 삼총사, 오총사 때로는 칠공주로 불리는 친구들과 깊은 우정을 나누었다. 어른이 되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 시절 그 친구들을 그리워한다. 그때도 따돌림당하는 친구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왕따 문제로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친구는 없었던 것 같다. 윤리 교과서에서 배웠던 질풍노도의 시기는 어른이 되는 한 과정에 불과한데, 사회가 발달하고 의학이 발전하는데 왕따 같은 청소기의 문제들은 왜 더 심각해지는 것일까?

 

“3~5세에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뉴런의 자연사멸은 경쟁에 실패한 뉴런을 걸러내는 과정이고, 10대에 전두엽에서 일어나는 시냅스의 가지치기 현상도 보다 효율적인 신경망을 구성하기 위해 경쟁에서 뒤떨어져 용도가 없는 회로를 제거하는 작업이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시냅스의 가지치기 작업의 영향으로 청소년들은 가정이나 학교에서 잦은 마찰을 일으킨다고 한다. 또한, 청소년기에는 뇌하수체의 영향으로 신경전달 물질의 불안정한 분비가 일어나 이전 시대보다 더 불안정하다고 한다. 이러한 뇌 과학적 측면에서만 본다면 청소년기에는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가르치는 교육보다 의학적 이해와 치료가 더 중요하게 보인다. 청소년을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이고 대우한다고 청소년의 뇌하수체가 성인의 뇌하수체처럼 안정적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니 청소년을 불안정한 개체로 인정하고 자연상태에 버려 놓으면 되는 것일까?

 

저자는 뇌 과학적인 측면에서 공감력이라는 개념으로 논의를 확대시켜 사회적 관계에 놓인 인간으로서의 청소년의 특징과 해결책을 설명하고 있다. 그렇지만 저자의 논의는 청소년은 학교와 가정이라는 집단 속에서 작용과 반작용을 하는 개체로서의 인간이며, 저자가 이야기한 청소년기의 뇌 과학적 특성은 청소년을 이해하는 단초로 받아들여질 뿐이다.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청소년기의 뇌 과학적인 특성은 집단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 개체에 대한 무수한 변명 중 하나이다.

 

청소년이 성인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개체에서 집단의 구성원으로 위상전이 하는 것이다. 집단의 구성원은 계급결집으로 이전에 형성되었던 한 개체와는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지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은 개체로서의 청소년의 문제가 아니라. 위상전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집단 구성원으로서의 청소년 문제다. 결국, 청소년 문제는 가정의 문제이며 교육제도의 문제이고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이다. 뒤르켐이 자살의 원인을 개인적 문제 아니라 사회적 문제라고 지적했듯이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왕따 문제도 사회적 문제로 바라봐야 할 것 같다. 201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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