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 - 위대한 문학작품에 영감을 준 숨은 뒷이야기
실리어 블루 존슨 지음, 신선해 옮김 / 지식채널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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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에세이 [그렇게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 실리어 블루 존스, 지식채널, 2012

 

“이 원고를 거절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귀하께서 독자들에게 풀어낼 이야기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입니다. 소설이란 이야기를 전해야 하고, 그것도 아주 훌륭하게 전해야 한다는 것이 제가 말씀드리고픈 요지입니다.”

 

이 글은 노벨 문학상을 받은 대가 윌리엄 포크너에게 [소음과 격정](최초 번역이 [음향과 분노]로 알려져졌지만, 이것이 타당한 것 같다)을 처음 읽은 출판업자가 보낸 것이다. 다른 곳에서 책이 출판이 된 뒤에도 많은 비평가는 ‘포크너는 영문법을 다시 배워야 한다’고 혹평을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시간은 흘렀고, 포크너는 노벨 문학상을 탔고, [소음과 격정]은 그의 대표작이 되었다. 물론 대단한 작품이라고 하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1장을 읽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고, 그렇게 소설을 끝까지 읽겠지만, 나뿐만 아니라 보통의 독자들이라면 자신의 범주를 넘어선 작품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풋내기에 불과했던 포크너의 원고를 읽은 출판업자의 혹평도 이해할만 하다.

이 책에는 포크너와 당대를 살았던, 포크너와 전혀 다른 문체를 가졌던, 포크너가 신문기사 같다고 조롱했던 헤밍웨이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헤밍웨이 편은 [노인과 바다]의 주인공이 누구였을까? 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 포크너 편에서는 작가가 어떤 어려움 속에서 책을 출판했는가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은 무엇에 주안점을 두었을까? 출판사 서평처럼 현대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들의 뒷이야기에 주안점을 두었다. [거장처럼 써라]에 대가들의 작법 분석이 있다면, 이 책은 대가들의 소소한 뒷이야기와 스포일러성 ‘작품 엿보기’가 있다. 여기에 소개된 현대 고전의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작품의 줄거리가 좋다거나 나쁘다고 말할 수 는 없다.

 

고전 문학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렇게라도 고전을 접해보는 것이 좋을 수도 있고, 즐겨 읽는 사람들이라면 고전을 읽다가, 고전이라는 것이 전범이 될 만한 옛 책일 수도 있지만 쓸 고苦자를 쓰는 고약한 책이기도 하니, 내 범주를 넘어선다고 느낄 때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이렇게 읽었다. 대가들은 수없이 거절당했고 수없이 써내려갔다. 결국, 원고가 출판될 때까지 썼다는 것이다. 물론 첫 작품부터 열렬한 호응을 얻고 평안한 삶을 살았던 작가도 있지만, 힘든 삶을 스스로 마감한 대가도 있다. 어쨌든 그들은 우리를 떠났어도 그들의 작품은 우리 곁에 남았다. 우리 삶에 얼마나 많은 날이 남았는지는 모르지만, 고전 읽는 시간이 그렇게 아깝지는 않을 것이다. 201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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