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아빠를 필요로 할 때 - 딸을 키우는 세상의 모든 아빠들을 위한 친절한 안내서
케빈 리먼 지음, 조인환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교육 에세이 [딸이 아빠를 필요로 할 때] 케빈 리먼, 메디치미디어, 2012

 

구토가 나올 만큼 머리가 아픈 사르트르의 소설 [구토]보다 더 난해한 작품을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윌리엄 포크너의 [음향과 분노]가 있다. 특히 막내아들 벤지 시점으로 전개되는 1장은 독자를 절망으로 빠뜨린다. 누구나 읽을 수는 있나, 이해할 수 없는 그 소설이 떠오른 것은 콤슨 가의 외동딸 캐서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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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과 분노]의 배경이 되는 콤슨 가는 미국 남부의 유서 깊은 가문이다. 한 때는 돈과 권력을 모두 가졌었고, 영원히 할 것으로 생각했던 콤슨 가도 몇 대 지나지 않아 말 그대로 ‘몰락’해버린다. 장남인 쿠엔틴은 하버드 대학에 들어가서 자살을 해버리고, 막내 벤지는 자신을 돌볼 수도 없는 백치이고, 외동딸 캐서린은 자신의 딸을 친정에 맡겨둔 채 타향을 떠돌고, 유일하게 집안을 이끌어가는 둘째 아들 제이슨 4세는 캐서린이 보내온 양육비를 가로채 주식에 투자하는 교활한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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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리먼은 “삐뚤어진 부녀관계의 해약은 몇 세대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라고 단언한다. 리먼의 주장에 근거해서 보면, 캐서린이 결혼생활에 만족을 못하고 자식마저 버린 채 타향을 떠도는 것은, 술주정뱅이 아버지 때문이다. 그렇지만 캐서린 개인의 몰락을 부녀관계의 해약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이 책에서도 강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딸과 엄마는 경쟁관계에 놓여있고, 부모의 불화가 자식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이다. 백치인 막내 벤지를 제외하더라도, 자살한 쿠엔틴과 제이슨 4세의 행동을 캐서린의 몰락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또한 그들의 몰락이 우리와는 전혀 관계없는 것도 아니다. 1929년 출판된 [음향과 분노]가 지금도 읽히고, 난해함을 넘어서 독자들의 공감을 얻는 이유는 우리가 항상 이러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콤슨 가의 몰락에서 보듯이 돈과 권력으로 안 되는 유일한 것은 ‘자식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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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소개에 보면, “딸을 키우는 세상의 모든 아빠를 위한 친절한 안내서”라는 문구가 있다. 물론, 이 책이 부녀父女간의 문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딸의 자존감과 아버지의 사랑은 정비례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하지만, 엄마의 도움 없이는 실현되기 힘들다. “한 아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는 성별이 다른 부모와의 관계”라는 책 첫머리의 말처럼, 화목한 관계가 유지되는 가정이 중요하다. 또한, 딸이 아빠를 ‘필요로 할 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딸에게 ‘필요한 아빠’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케빈 리먼의 책을 처음 읽었기 때문에, 그가 얼마나 유명하고 유능한지 알 수 없으나, 이 책은 쉽고 재미있다. 201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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