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양장) - 세상의 모든 인생을 위한 고전 글항아리 동양고전 시리즈 4
공자 지음, 김원중 옮김 / 글항아리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동양 철학 [논어] 공자, 김원중 역, 글항아리,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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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철학자 애들러는 [독서의 기술]이라는 책에서, 읽는다는 것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적극적인 행위이며, 적극성이 높은 독서일수록 좋은 독서라고 이야기한다. 좋은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즐기는 독서와 배우기 위한 독서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지금 책을 읽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판단을 하고 책을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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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이고 편협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요즘 많이 출판되는 고전 다이제스트 부류의 책은 읽는 순간만을 만족하게 하는 즐기기 위한 책이다. 이런 책을 통해서 뭔가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런 책은 편집자가 고전들을 요약하고 그것을 현실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처럼 써놓았을 뿐이다. 고전을 요약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독자가 적극적인 노력 없이 책을 이해했다고 느낀다면, 최소한 애들러가 말하는 좋은 독서를 했다고는 할 수 없다. 독자는 순간적인 만족을 확대 해석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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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해서 뭔가를 배우고 깨닫기를 원한다면, 고전을 직접 대면해야 한다. 고전은 독자의 적극적인 행위가 없으면 읽을 수 없는 책이기에 좋은 독서란 결국 고전을 읽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도 이와 비슷한 말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주석서들의 내용도 함께 읽으면 독서의 재미는 배가 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이기 전까지는 주석서가 독이 될 수 있다.”“한문 실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된다면 원문을 같이 읽어야 [논어]의 깊은 맛을 알 수 있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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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도 고전과 직접 맞서라고 한다. 그렇지만 한글세대가 한문 실력을 키워서 논어를 혼자 읽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논어와 비교할 수 있는 플라톤의 대화편을 보자. 고대 희랍어로 쓰인 책을 읽어야지 고전을 읽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수많은 학자가 지금도 새로운 번역서를 내놓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번역서를 통해서 고전의 진수를 맛보고 있다. 이 책은 고전과 직접 대면할 수 있는 괜찮은 번역서다.

[논어]의 평가를 떠나서,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한글 번역문의 가독성이 좋다는 것이다. 처음 읽을 때는 해제를 꼼꼼히 읽어보고 본문의 한글만 일독一讀 하는 것도 도 좋을 것 같다. 두 번째 읽을 때는, 저자의 충고처럼 중간 중간 읽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차례로 주석과 원문 한자를 감안해서 천천히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일부 번역서들은 원문을 표기하지 않거나, 작은 글씨로 인쇄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때면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한글 번역문 아래 원문이 인쇄되어 있다. 한글만 읽을 때에도 방해되지 않으면서, 우리가 학창시절에 익혔던, 몇몇 유명한 문구들을 원문으로 다시 읽어볼 수 있는 것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짧은 원문에 주석표기를 하지 않고, 한글 번역문에 주석표기를 함으로서 원문의 가시성을 높인 편집방식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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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지만, 저자는 이런 점을 유의해서 읽어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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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논어]에서 철저히 비주류로 살다 간 실패한 정치인이 어떻게 위대한 사상가의 자세를 함께 견지하는지를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해제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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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이 그랬던 것처럼 공자도 한평생 인정받지 못했다. 핍박을 받으며 살았다. [논어]의 한 문장 한 문장에 담긴 뜻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책을 마주하고 있는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살아갈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2012.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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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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