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기억의 파괴 - 흙먼지가 되어 사라진 세계 건축 유산의 운명을 추적한다
로버트 베번 지음, 나현영 옮김 / 알마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문화사 [집단 기억의 파괴] 로버트 베번, 알마,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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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기억난다. 아프가니스탄의 전사들이 석불을 공격했고, 얼마 후 희뿌연 먼지와 함께 석불도 사라졌다. 뉴스의 초점은 이슬람교에 대한 비판이었다. 이슬람교는 비상식적이다. 그러나 이 메시지는 이라크 등에서 벌어진 미군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덮어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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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집단 학살과 인종청소의 일부로서 건축물이 맞는 숙명을 들여다본 다음 건물을 표적으로 한 테러 활동과 정복 활동 (중략) 과거의 잔해 위에 유토피아를 세우려는 혁명적인 새 질서로 인해 파괴되는 건물들을 차례로 살펴볼 것이다.”결국, 제목에서 말하는‘집단 기억’은 건축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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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집단 기억’이다. 저자는 상징적이든 무의미하던 기록될 만한 가치가 있는 건축물의 붕괴는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집단 기억’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온다. 짧은 독서력으로는 집단 기억이 왜 중요한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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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 건축물들은 그 사회의 지배계급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지배계급이 상징적인 건축물을 만드는 이유는, 저자를 따르면, 벽돌과 돌이 지닌 영구성에 의존에서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생산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반대로 그러한 건축물의 파괴하는 이유는 이데올로기를 파괴하기 위해서이다. 소극적으로 본다면, 바미안 석불을 파괴한 무슬림들은 자신의 신념에 따른 것이다. 개인의 신념을, 종교에 대한 신념을 가치 판단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도 이런 경험이 있다. 지금은 사라진, 조선총독부 건물을 해체하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었다. 건축학적인 의미보다, 치욕스러운 역사를 잊지 말자는 의미해서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이들의 주장이 틀렸다고 판단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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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과 관련해서는 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재개발 문제다. 돈 없는 사람들이 살았던 낡은 집을 허물고, 멋진 고층 아파트를 짓는다. 결국, 돈 없는 사람들은 갈 곳을 잃어버리고 떠돌게 된다. 이러한 개발의 방식은 우리나라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오스만 남작의 파리 재건축이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반란의 도시 파리에서 대중의 저항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기 위해서 대규모의 철거가 있었다.

이러한 견해는 이 책에서도 조금 보여지고, 데이비드 하비의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는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주제이다.

과연 발전이란 이름으로 도시 빈민을 몰아낼 권리가 존재하는가? 자연보호를 위해서 군사요충지에 항만을 설치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 정당한가? ‘집단 기억’을 어떻게 평가할 지는 독자의 몫이다. 2012.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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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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