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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권력의 역사 - 인간 문명 그리고 시간의 문화사
외르크 뤼프케 지음, 김용현 옮김 / 알마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문화 이론 [시간과 권력의 역사] 외르크 뤼프케, 알마, 2011
다른 인문학책들과 달리 이 책은 서문이 없다.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힌트도 주지 않고, 처음부터 직접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달력이 ‘달력에 관한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를 우리에게 줄까?” 그리고 책의 제일 마지막 감사의 말에 이렇게 대답을 한다.
매사에 시간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시간을 알지 못한다. 많은 일이 달력에 적혀 있지 않고 게다가 좋지 않은 때에 찾아온다. 남은 일은 우리가 가진 시간에 대해 감사하는 것뿐이다. (292쪽)
시간이 많아도 이 책의 내용을 한 번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고전문헌학을 연구한 지은이는 책 대부분을 로마 시대에 배려하고, 곳곳에 등장하는 달력 기원에 관련된 생소한 단어들은 독자를 긴장시킨다. 그 단어들이 어느 나라 말인지 보통사람들은 알아채기도 어렵다. 그래서 달력이나 시간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서양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읽어볼 만하다. 특히 로마제국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재미있을 것 같다. 카이사르와 키케로가 가졌던 달력에 대한 상반된 인식이나, 로마제국과 속주들과의 문화 정치적 관계를 달력이라는 텍스트를 통해서 접근하는 부분은 재미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달력이 왜 생겨났는지, 왜 필요한지를 설명하는 근거이다.
최초의 달력은 이자를 제대로 받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최초의 책(기록)이 장부였다는 점에서 새로운 것은 아니다. 권력이나 종교 그리고 과학의 발달에 따라서 외적 형태의 변화는 있었지만, 달력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저자가 정의하는 달력은 ‘일상을 결정하는 시간의 리듬이 들어있는 집단이나 개인에 관한 역사적 침전물이자 상징으로서의 날짜인 기념일과 출제들이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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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있는 달력을 모두 다시 확인했다. 교회 절 은행 심지에 막걸리 만드는 회사에서 준 달력까지, 어느 것이든 일주일의 시작은 붉은 글씨로 쓰인 일요일이다. 그렇지만 내가 사용하는 컴퓨터 다이어리의 시작은 월요일부터다. 내가 편의상 바꾸어놓은 것이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미루어 둔 일을 마무리한다는 의미에서 일요일은 일주일의 마지막이다. 내가 시간을 잘 사용하고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2012.02.07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