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에 미친 청춘 - 한국의 색을 찾아서
김유나 지음 / 미다스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한국 민속 [색에 미친 청춘] 김유나, 미다스부스,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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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는 <색채론>을 불멸의 업적이며, 뉴턴의 <광학>은 순수한 학문의 발전을 위해서는 쳐부수어야 할 [바스티유의 요새]라며 비판했다. 그는 빛과 어둠의 대립관계에서 색이 생성되었다고 보았다. 빛으로부터 황색이 생겨나며 암흑으로부터 청색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이 두 색이 순도가 높아지면서 각각 적색이 된다. 하지만 그의 색채 이론은 색채의 심미적인 교화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병리색에 대한 독창적인 설명에 의하여 일부 화가와 생리학자들의 주목을 받았을 뿐, 주류 물리학에서는 완전히 배제되었다. 특히 인종 편견적인 발상이라고 비판받는 대목도 있다. 괴테가 흰색을 가장 고귀한 색이라고 주장하면서, 피부와 털의 색이 성격의 차이를 암시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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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이 우리 민족을 상징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白衣民族. 평화를 사랑하고 흰옷을 즐겨 입었던 민족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정말 흰옷을 사랑했기 때문일까? 물론 유교적 전통이 강한 조선 시대를 본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흰옷은 실용적이지 않다. 무슬림들이 흰옷을 입는 이유가 평화를 사랑한다거나 종교적 금기 때문이 아닌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무슬림 남자들이 흰옷을 입는 이유는 덥게 건조한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원피스 형태의 흰옷을 입었다는 것이 더 설득적이다. 우리 민족이 흰옷을 즐겨 입은 이유는 염색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이 책에서 말하는 천연염색법이 있었다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이 책에서도 나오는 이야기지만, 전통천연염색으로 옷 한 벌 지어 입으려면 최소한 지금 돈으로 백만 원은 들어간다. 천연염색법이 대중화되지 못하는 이유도 이러한 경제적인 문제가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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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염색한 색들은 대부분 채도가 났다. 이 책에서는 채도가 높은 색도 나올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정말 가끔 나온다. 순색에 가까운 염색물에서 채도를 낮추어 파스텔 색조로 만드는 것과 가끔 나오는 순색과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과학기술적으로 체계화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구에서 색에 대한 연구는 뉴턴의 과학적 분석과 괴테의 관념적 분석이 더블어서 발전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우리는 아직 오방색이라는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오방색을 넘어서 다른 색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전통염색 기술에 대한 고찰이라기 는 전국에 산재 되어 있는 전통염색공방의 소개하는 에세이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아쉽다. 여기에 필요 이상의 사진을 넣어서 편집함으로서 본문 자체에 집중하는 것도 방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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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이 가진 힘은 하루하루를 기름칠한 자전거 바퀴처럼 매끈하게 돌아가게 해준다. 색은 이미 고상하고 추상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나라와 도시, 그리고 동네의 전경처럼 구체적인 어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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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에 있는 저자의 말처럼, 관념 속에 들어 있는 오방색을 넘어서, 우리에게 친숙하고 실생활에 활용될 수 있는 우리만의 새로운 색이 나오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전통염색에 관한 모든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저자가 소개한 책과 공방은 전통염색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2012.01.02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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