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9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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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소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도스또예프스키, 열린책들,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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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이 책을 추천한다. 얼마 전 이 책을 다시 한 번 추천 받았다. 환갑을 넘은 노작가가 요즘 다시 이 책을 읽는다고 했다. 작가로서 지금까지 7번밖에 못 읽었다며 추천을 했다. 젊은 시절에 산 문학 전집은 아들에게 물려주고, 지금은 이 책은 읽고 있다며 꼭 읽어보라고 했다. 19세기에 러시아에서 쓰인 소설이 정말 끈질기게 살아남아 나를 괴롭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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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만 1,300페이지가 넘어가는 이 책을 거의 두 달에 걸쳐서 읽었다. 같이 읽어가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만약 혼자였다면 무척 힘들고 외로웠을 것이다. 그래도 그의 이전 작품 [죄와 벌], [악령]에 비해서는 읽기가 수월한 작품이다. 물론 요즘 소설과 비교해서는 특히나 복잡한 러시아식 이름과 긴 대사, 익숙하지 않은 시대상황과 배경 때문에 읽기가 어렵다. 왜 이 책을 21세기 한국에서도 읽어야 할까? 게오르크 루카치는 <도스또예프스키의 영혼과 현실>에서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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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처음으로 유기적이고 감각적인 관계들, 다시 말해서 서사 문학 작품의 한 진정한 형식을 창조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영혼 현실을 진정한 현실로 체험하는 것과 같은 행위를 통해 그것을 알게 되었다. [소설의 이론] 문예출판사, 1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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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이고 편견에 사로 집힌 해석이겠지만, 루카치의 말처럼 이 책은 생생한 묘사를 통해서 인간 본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아버지 표도르 까라마조프는 소설 속의 인물이 아니다. 지금 내 속에도 존재하고, 우리 주변에도 존재하는 살아 있는 인물이다. 그의 아들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인간 본연이 상징이며, 우리가 매일 맞닥뜨리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이 힘이 없다면 그 영향력은 미미하겠지만, 권력과 돈을 모두 가진 지도층에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끔직한 악몽에 시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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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치의 이론은 한물간 이론이다. 여기에서 루카치의 사상에 대해서 이야기할 생각은 없다. 중요한 것은 도스또예프스키를 통해서 루카치를 알게 되었고, 역사철학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 것이 중요하다. 문학이 독자에게 주는 것은 무한하다. 가난한 자 힘없는 자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문학이 될 수도 있고, 無腦(무뇌)한 자가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문학이 가지는 다른 의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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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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