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의 모험 이야기, 새의 나라
권준형 지음 / 푸른향기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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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 [잭의 모험 이야기, 새의 나라] 권형준, 푸른향기, 2011


시인이 쓴 판타지 소설. 이렇게 이 책을 분류하고 싶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눈으로 읽어서는 알 수가 없다. 서너 장 소리를 내어 읽어보면, 정말 잘 읽힌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여기에 문장들이 모두 시적이다. 도입부에서는 표현들이 너무 시적이어서 이야기에 집중하기 힘들 정도다.


인터넷 서점 등에서는 초등학생용 창작동화로 분류하지만, 초등학생들이 읽기에는 문장이 너무 긴 것 같다. 문장이 길어지면서 주술관계가 불명확하고, 과도한 수사가 아이들이 부담스러워 한다. 성인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요즘 사람들은 단문을 선호한다. 그렇다고 해서 만연체의 문장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글을 쓰다가 보면, 어쩔 수 없이 긴 장문을 쓰는 경우와 전체적으로 장문으로 이루어진 글은 차이가 있다. 이 책은 완벽한 만연체로 쓰인 것은 아니다. 뒤편으로 가면 문장이 짧아지지만, 앞쪽 도입부에서는 한 문장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독서는 지극히 자의적인 활동의 결과이다. 음악이나 영상물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듣거나 볼 수 있지만,책을 읽는다는 것은 좀 더 복잡한 과정을 거치기 때문일 것이다. 문자를 시각적으로 인식하고 두뇌가 음성언어로 변환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음악이나 영상물보다 더 많은 집중이 필요하다. 따라서 아이들 동화라면 도입부에서 아이들을 시선을 끌 장치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도입부가 제일 지루한 것 같다.


잭과 할아버지가 사는 공간과 상황 설명은 너무 작위적이다. 특히 잭과 나무가 이야기하는 대목은 판타지에서 허용될 수 있지만, 식물과는 이야기할 수 있는데 왜 나무새와는 말을 못하는 것일까? 여기에 페테이논 왕국으로 들어가는 빛나는 문에 대한 설정도 너무 고전적이다. 어떠한 설명도 없이 갑자기 빛나는 문이 나타난다. 판타지 소설이 상상의 세계에 대한 자유로움을 허용하지만, 그것이 아무런 설명이나 묘사 없이 갑자기 등장하는 방식을 받아들이기에는 요즘 아이들은 너무 영악하다. 빛나는 문 안으로 들어가면, 이야기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스타일로 변한다.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는 전쟁이야기는 아이들이나 성인들도 좋아할 것 같다. 관건은 그곳까지 가는 길이 너무 험하다.



2011.11.26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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