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라노이드 파크 ㅣ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1
블레이크 넬슨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9월
평점 :
영미 청소년 소설 [파라노이드 파크] 블레이크 넬슨, 내인생의 책, 2011
·
미국에서는 청소년 추천도서이고 영화로 제작되어서 원작의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한국 청소년들에게는 부적합한 것 같다. 미국과 한국의 문화 차이로 주인공과 여자 친구 이야기가 한국 대학생 이야기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부분을 제외하고 본다면 작품성이 떨어지게 된다. 주인공의 갈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원초적인 즐거움에도 무감각한 주인공의 내면묘사 때문에 우리 청소년들에게 권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성인들에게 미국 청소년의 갈등을 감동적으로 읽어 보라고 하기에도 좀 어색하다. 물론 도스토엽스키의 [죄와 벌]을 읽은 사람이나 관심 있는 사람은 아주 좋아할 것 같다.
·
한국 독자 여러분! 위대한 세계문학의 애독자로서 여러분도 저 만큼이나 [죄와 벌]을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에 대한 변변찮은 오마주에 불과할지라도 여러분께서 제 이야기의 기원을 알고 그것이 작품의 이해에 도움이 된다면 기쁘겠습니다. - 독자에게 주는 말.
·
이 책의 주인공과 [죄와 벌]에 나오는 라스콜리니꼬프는 동일 선상에 놓여 있다. 다른 점은 한 사람은 현대 미국의 고등학생이고 다른 사람은 19세기 러시아의 대학생이다. 살인과 처벌에 대한 공포와 갈등은 동일하게 보인다.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면, 보통 사람들은 자신에 죄와 그것에 따르는 처벌 때문에 엄청난 갈등에 휩싸이게 된다. 어쩌면 라스콜리니꼬프처럼 자기 죄를 고백함으로 그 속에서 해방될 수 있다.
·
이러한 내면적 갈등과 함께 이 책은 브레이크 넬슨의 단단한 문체를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을 준다. 번역서이기에 원어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리듬감을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짧고 단단한 문장들이 주는 정확한 묘사는 헤밍웨이의 초기 대표작인 [우리 시대에]의 현대판을 읽는 것 같다. 미국 교과서에 수록되어 영어수업에 활용된다는 것이 빈말은 아닐 것이다.
·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단문을 선호하고 있다. 옛날처럼 긴 만연체는 인기가 없다. 서로 간의 장단점은 있다. 짧은 단문은 독자의 호흡을 자주 끊어서 집중을 방해한다. 자주 등장하는 마침표가 전체 흐름의 장애물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죄와 벌]의 완역본을 읽어보면 문장이 한 페이지를 넘어가는 것도 있다. 정말 집중을 하지 않으면 이야기의 흐름 속에 들어가지 못한다. 주인공의 비교와 함께 단문과 장문의 차이를 느껴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
끝 2011.11.23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