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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위대한 문장들
박성환 엮음 / 문학동네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잠언집 [셰익스피어의 위대한 문장들] 박성환, 문학동네,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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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까지 가져왔던 잠언에 대한 생각은 극단적으로 부정적이었다. 물론 개인적인 편견이겠지만, 잠언은 자기 개발서 같이 무조건의 긍정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책에서 많이 보인다. 그것들은 무의미하다. 좀 더 나쁘게 말하면, 지면의 낭비요 잉크의 낭비라고 생각했다. 출처 불명의 말들을 사용하는 작가들은 아마도 그와 비슷한 작가가 쓴 어느 책에서 베꼈을 것이다. 자신이 읽어봤다면, 적어도 몇 페이지까지 정확하게 표기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책 이름이라도 적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감동을 받았다면 어떤 식으로 감동을 받았는지 써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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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 한 줄의 글은 문단과 문단 사이에 있을 때 제 가치를 갖는 것이지, 혼자 뚝 떨어져 있는 것에서는 본연의 감흥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그 한 줄의 말이 내 가슴으로 다가 온 적이 있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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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게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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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는 감추어둔 보물을 시간마다 살펴보지 않는다.
가끔 보아 즐거움을 무디게 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축제도 오랜 세월 드물게 베풀어져야 진귀하고 장엄한 법
(<소네트> 52번 3행 ~ 6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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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설명으로는 시인 셰익스피어가 사모하는 이의 부재에 대해 스스로 위안하는 말이라고 적혀있다. 영어로 된 원문도 붙어있기에 녹 쓸어가는 영어독해실력도 체크해 볼 수 있어도 좋다. 그리고 연인과 떨어져 있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일 수도 있지만, 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지금 내 삶에서 나오는 작은 행복이 무디어져 즐거움과 감사함을 알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불만 불평에 싸여 살아온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며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독서목록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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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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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목적은 다른 방법으로 알아내지 못하는 것을 알아내는 것이고,
숨어있어 인간의 상식으로 알아낼 수 없는 것을 알아내는 것이다.
(<사랑의 헛수고> 1막 11장 55행 ~ 57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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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한 답이다. 한때 [준동함령 개유불성(蠢動含靈 皆有佛性) ] 이라는 말에 의미를 두고 살았던 적이 있었다. 개유불성 - 누구나 불성이 있다 - 도를 깨우치는 것은 손바닥 뒤집기보다 쉽다는 불교의 화두에 사로잡혀 그냥 열심히 살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이 나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모든 지혜를 그냥 주지 않는 한, 아니 그런 친절한 신은 없기에 읽고 또 읽어야 참된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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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2011.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