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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끝난 건 아니야 - 2004년 윗브레드 상 수상작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15
제럴딘 머코크런 지음, 이재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청소년 소설 [세상이 끝난 건 아니야] 제러딘 머코크런, 미래인,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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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뽑힌 나무가 선체에 부딪히면서 우지끈 뚝딱 하는 소리가 났다. 나무는 삼키기엔 너무 큰 먹이를 만난 괴물 오징어처럼 분이 안 풀린 상태로 다시 물속에 가라앉았다. 아직 뿌리를 박고 있는 나무들 위로 물이 소용돌이치며 낮게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인간이 만든 온갖 것들이 오만 가지 소리를 내며 선체를 치는 소리도 들렸다. 오, 하느님! 우리 배에 마법이 거린 것 같았다! 인간이 만든 것은 빠짐없이 파멸로 향했고, 그 길목에서 쇠가 자석에 붙듯 우리 배에 들러붙었다. ······ 물이 전후좌우로 날뛰고 밀려들면서 성난 바람처럼 포효했다. 한 편으로는 노래 같기도 했다. 한 가지 음으로 이루어진 노래였다. 알지 못할 곳에서 거대한 물 덩어리들이 몰려와 모든 방향으로 쏟아졌다. 온 세상이 한옆으로 기울었나? 그래서 세상 모든 물이 이쪽 지평선에서 저쪽 지평선을 향해 한 가지 목적으로 움직이는 걸까? 세상의 고기잡이 그물처럼 반으로 접히고 있었다. 생물, 무생물 할 것 없이 모두 멀리 머리 떠내려갔다. ······ 어둠이 어찌나 짙은지 물처럼 콧구멍과 목구멍으로 들이치고 눈과 폐를 채웠다. ······ 물은 땅에 덮어씌운 시커먼 쇠껍데기처럼 보였다. 자연세계의 색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15-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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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가 일어나는 장면을 묘사해놓은 것들이다. (노아의 두 아들이 배에 올라타려도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장대로 내려치는 장면도 나온다) 청소년 소설이기에 어느 정도 완곡한 표현을 썼다. 하지만, 그래도 끔찍하다. ‘노아의 방주’는 종교인이 아니라도 대부분 사람이 알고 있는 이야기다. 기존의 이야기를 동화로 다시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까지 보여 줄 것인가? 이러한 고민부터 원작과 비교되어 끊임없이 작가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창조된 인물, 노아의 딸 - 팀나의 입에서 시작된다. 소녀의 눈에 비친 아버지 - 노아의 모습은 처음에는 부정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갈등은 더 큰 공포 때문에 상쇄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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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치는 물 때문에 표류물들이 자꾸 한군데로 모인다. 물에 빠져 죽은 것들이 한데 모여서 여기저기에 끊임없이 뒤척이는 죽음의 뗏목을 만든다. 다리와 팔과 뿔과 날개와 천막 장대가 서로 포개진다. 입과 귀가 만난다. 거품 나는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음모를 꾸미는 것 같다. 원한으로 가득해서 자신들을 이렇게 만든 신에게 반란을 일으킬 모의를 하는 것 같다.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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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장마다 이야기의 화자가 다르게 나온다. 이것이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재미인 것 같다. 대홍수라는 현실과 그것을 보는 사람의 견해차가 나타난다. 앞부분에 등장하는 것은 팀나의 올케들의 이야기다. 이들도 작가의 창조력으로 만들어진 인물들이다. 스토리를 전개시키는 역할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이 처해진 입장에 따라서 같은 사실이라도 다르게 본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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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람들은 처음부터 골칫거리였다. ······ 매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 난 아버님 말에 속이 후련했다. 어쨌든 난 그랬다. 다른 식구들은 어땠는지, 그건 잘 모르겠다. - 25쪽, 큰아들 셈의 아내 바스맛
얼마나 멋진 생각인가! 하느님이 우리 가족을 사랑하신 나머지 우리에게 온 세상을 선물로 주시다니! - 45쪽, 둘째 아들 함의 아내 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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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어떤 측면에서는 재난 모험 소설처럼 보인다. [로빈슨 크루소]가 명작으로 남아있는 것처럼, 이 책도 그런 명작으로 남을 것 같다. 물론 지구인의 반은 거부할 지도 모른다. 너무 잘 알고 있는 이야기라고 단언하지 말기 바란다. 끝. 201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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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