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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의 습격
자오샤오.천광레이 지음, 차혜정 옮김, 이진원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경제이론 [인플레이션의 습격] 자오샤오· 천광레이, 위즈덤하우스, 2011
인플레이션 시대가 오면 가계나 기업이 보유한 자신의 실질가치가 하락한다. 돈이 많이 풀리게 되면 물가가 오르고, 기대 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해서 다시 물가가 더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돈의 가치는 떨어지고, 실질 소득은 줄어들며 가계 경제의 타격이 심화 될 수 있다. - 감수자 이진원 (로이터통신 한국지사 국제뉴스 팀장)
이런 교과서적인 설명으로는 인플레이션의 정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아파트 값은 떨어지고, 전세값· 기름값· 전기세는 올라가는 것이 인플레이션이다. 문제는 정부가 어떤 정책을 시행하느냐에 따라서 그 파급효과는 폭풍에서 쓰나미로 돌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자오샤오 교수는 중국이 인플레이션 경제시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 경제시대는 중국특유의 경제· 정치구조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발전단계로 인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는 경제계획이 시행되는 시대를 의미한다. 이러한 견해는 미국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서구 정부가 경제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 (시장에) 유동성(돈)을 주입함으로, 세계적인 거품경제가 형성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성장이란 시장 주체가 제공하는 성장이다. 그러나 2009년 중국의 경제 성장에서 정부가 기여한 분량은 최소한 절반은 되었다. ······ 미국 같은 ‘수퍼기업’ 정부는 불황의 예측을 몰아낼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 속에서 다음 위기를 기다린다. - 저자의 서문 중에서
책의 첫머리는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먼의 [불황의 경제학]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신케인즈 학파에 속하는 그는, 보이지 않는 손 - 시장이 도덕적 해이 등으로 인해서 작동하지 않으므로, 보이는 손 -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그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성장이 동양적 시스템과 도덕적 해이 등으로 멈추고, 서구 자본주의 형태로 회귀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있다. 결국 저자는 미국중심의 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간섭과 통제가 이루어지는 중국식 자본주의의 우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부는 ‘슈퍼 기업’으로 변해 성장을 구가하며 유권자들의 구미를 맞추려 한다. 성장만이 미덕인 분위기에서 불황은 실종되고 호황만이 존재한다. 적어도 명목상으로는 그렇다. 임기가 끝나 정권이 교체될 때 전보다 더 큰 거품이 낀 상태라도 상관없다. 임기가 끝났으니 나 몰라라 하면 그만이다. 50쪽
중국학자의 이러한 비판은 미국뿐만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단순한 나꼼수식의 비아냥을 넘어서, 저자는 서구경제학의 역사적 성장 과정을 하나씩 집어가며 문제를 재기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정부나 학계가 경제위기에 대해 속수무책일 때마다 노벨상은 경제위기를 해결할 능력이 있어 보이는 경제학자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췄다. 2008년 당시 자유시장 논리를 주장하는 경제학자가 조명을 못 받은 것도 시기적인 이유가 크다. ······ 왠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으로 진상을 감추려는 의도가 들여다보이기 때문이다. 57쪽
부자 나라가 불황을 타개하려면 우선 금리의 레버리지 효과를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가난한 나라가 불황을 피하려면 먼저 고정금리부터 포기하고 은행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위기가 출현할 때 정부는 과감하게 긴급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 폴 크루먼 58쪽
저자는 미국 중심의 세계경제 시스템과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비판과 중국식 자본주의의 특수성에 대해서 상당히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설명한다. 이를 바탕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다.
정부가 경제성장의 원천이 되면서 인플레이션은 피할 수 없는 경제현상이 되었다. 인플레이션 경제는 불청객처럼 찾아온다. 일반인들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자산배분을 하여 자신의 자산을 최대한 보호하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손실을 피해야 한다. 234쪽
마지막 3부 그중에서도 6장은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는 자산배분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하고 있다. 좋았던 기억들이 이곳에서 실망으로 변했다. 이 책은 1억 명의 중국인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중국인구가 10억이 넘으니, 소위 상위 10%에 적용되는 말이다. 지금 중국의 상위 10%는 우리나라의 상위 10% 이상의 구매력과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자산의 배분과 포트폴리오는 여유자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여유자금이란 그 돈이 없어도 인간으로 살아가는데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돈을 말한다. 즉 통장에 돈은 있지만, 혹시 가족 중에 누가 큰 병이 났을 때 써야 할 정도라면 그것은 여유자금이 아니고 필수자금이다. 필수자금은 손실을 볼 수 있는 주식이나 환금성이 땅에 투자를 하면 안 된다. 지금 금 가격이 사상 최대로 상승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다. 대공황의 그림자다.
1928년 일부 국가에서 일어나기 시작한 경제 공황은, 1929년 10월 24일 뉴욕 주식시장의 대폭락을 기점으로 전 세계로 확대된다. 이러한 경기침체는 1939년까지 거의 10년간 지속했고, 우리는 그 시기를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이라고 부른다. 얼마나 지독했는가는 단순한 수치로도 알 수 있다. 1931년 미국에서만 2,300개의 은행이 문을 닫았고, 1932년 미국 노동자의 1/4이 실직했고, 세계무역의 총 가치가 반 이상 줄어들었다. 문제는 이러한 대공이 1949년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서 끝났다.
좀 더 비약하자면 대공황은 전쟁을 일으키고, 한쪽이 처참하게 부서 저야 끝난다는 것이다. 물론 전쟁무기의 발달로, 한 번 더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인류가 공멸하기에 가능성은 작다. 문제는 치열한 경제전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중국의 환율 정책을 옹호하고, 미국 달라 중심의 경제체재를 비판하고 있다. 한 국가의 흥망성쇠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여유자금 없이 사는 일반인만 처참하게 부서지는 그런 전쟁이 시작되었다.
끝 2011.10.29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