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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글쓰기 - 기억을 회고록으로, 아이디어를 에세이로, 삶을 문학으로 담는 법
빌 루어바흐.크리스틴 케클러 지음, 홍선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글쓰기 [내 삶의 글쓰기] 빌 루어바흐 外, 한스미디어, 2011
작가의 습작 기간은 첫 백만 단어를 쓰기 전에는 끝나지 않는다. (R. V. Cassill)
사람들은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3多가 필요하다고 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 물론 여기에도 순서와 비율이 있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이면서 당연한 것은, 많이 읽어야 한다. 어느 원로 소설가는 많이 읽어서, 그것이 넘쳐야 글을 쓸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문학적 가치를 떠나서, 미국의 소설가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를 읽어보면, 그가 얼마나 많은 작품을 읽어왔는지 알 수 있다. 초보자들은 모방에서 시작한다. 인류가 문자를 발명한 이래로, 모방은 계속되어왔다.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 출판되어 나왔던 것들은 완벽하게 새로이 창조된 것이 아니다. 그 글쓴이도 읽고 그것을 소화해서 자기만의 글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독서를 강조하기보다, 글쓰기 자체를 강조한다.
어느 정도 글쓰기에 숙달된 사람이면 (물론 여기서 어느 정도란 직업적으로 글쓰기를 하지 않는 일반인의 기준으로 띄어쓰기와 맞춤법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를 이야기한다.)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이 담긴 책을 읽어야 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인문학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지만, 이것은 다음 단계의 이야기다.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 아니라면 누가 회고록을 쓰려고 하겠는가? 나도 이러한 의문을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회고록만을 위한 글쓰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이 위대한 인물이라면 회고록은 역사적 기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회고록이라는 것은 단편적인 기억을 조합해서 쓰인 글은 하나의 소설·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아래에 인용한 본문은 설명이 아닌 장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문학적 글쓰기는 장면의 묘사를 통해서 감정과 상황 등을 전개해야 하고, 논리적인 글쓰기 즉 논문이나 신문기사는 설명이 필요하다. 물론 문학적 글쓰기에도 평론 같은 것들은 논리성이 강조되는 글이지만, 사회과학이나 자연과학에서 쓰기와 같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시나리오 작가처럼 연필을 들고 장면이 나타날 때마다 번호를 매겨보자. 그런 다음 다른 색 펜으로 그 다음에는 요약 부분을 모두 표시해보자. 그런 다음 다른 색 펜으로 그 다음에는 다른 색으로 설명부분을 표시해보자. 그렇게 작품 전체를 서술 기법별로 구별해 각기 다른 색깔로 표시를 해보면 그 작가의 글 쓰는 방식이 드러날 것이다. (중략) 농담을 설명하는 것은 개구리를 해부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하면 농담은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만, 개구리는 죽고 마는 것이다. 112-113쪽
내러티브는 등장인물이 대화하고 행동하는 것을 보여주는 형식이라고 한다. 이것은 설명과는 차이가 있다. 과학적 글쓰기에서 설명이 필요하다면, 문학적 글쓰기에는 내러티브가 필요하다.
내러티브 설명
1. 시간과 장소가 필요하다. 1. 아이디어는 시간을 초월해 존재한다.
2. 이야기한다. 2. 사건을 분석·조사하고 설명한다.
3. 아이디어를 예를 들어 설명한다. 3. 아이디어를 직접 표현한다.
4. 사건이라는 꿈을 독자의 머릿속에 풀어놓는다. 4. 사건을 논증의 증거로 사용한다.
물론, 문학적 글쓰기에서 내러티브만을 사용하라는 것은 아니다. 설명의 대표적인 형식인 격언체의 설명이 소설이나 에세이의 도입부에 사용될 때도 있다.
명심하라. 순간에 머물지 못한 사람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230쪽
내 기억에 의존하든, 사건을 보고 듣던, 찰나를 잡아낼 수 있어야 한다. 구구절절한 줄거리가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세심하게 관찰해서 그것을 내 속에서 소화시켜야 한다. 一筆揮之(일필휘지). 처음부터 한 번에 글을 잘 써내려 가는 사람은 없다.
끝 2011.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