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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파람 할아버지 ㅣ 비룡소 걸작선 41
울프 스타르크 지음, 안나 회글룬트 그림, 최선경 옮김 / 비룡소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외국 동화 [휘파람 할아버지] 울프 스타르크, 비룡소,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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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긴 여운이 남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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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생긴 외손자와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휘파람과 연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잘 풀어가는 동화다.
외할아버지가 없는 베라는 동네에 있는 양로원으로 가, 무작정 닐스 할아버지에게 외할아버지라고 부른다. 닐스 할아버지도 가족이 없었기 때문에 베라를 외손자로 인정하고 양로원 식구들에게 소개도 하고, 같이 소풍도 다니게 된다. 어느 날 소풍을 가서는 닐스 할아버지는 사랑했던 부인 요한나의 스카프와 자신의 넥타이로 연을 만들어주었고, ‘요한나, 휘파람을 불 수 있니?’라는 노래를 휘파람으로 들려주었다.
아이들은 금세 모르는 사람과 친해질 수 있지만, 어른은 다르다. 내가 만약 닐스 할아버지의 처지였다면,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줄 수 있을까? 아이들을 위한 동화이지만 나는 이 부분에서 감동을 받았다.
옛 성인들의 말씀에는 항상 내가 가진 것을 남들과 나누어 가지고 하지만, 나는 아직도 물질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닐스 할아버지가 연을 만들어준 이후에 베라는 저금통을 털어서 외할아버지의 생일을 준비한다. 비싼 시가도 사고, 빵과 돼지 족발도 사고, 커피와 멋진 이벤트도 준비한다.
지금 서울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모르는 아이들이 달려와 할아버지라고 부르면 의심하는 어른, 낯선 사람이 다가가면 무서워하는 아이들. 우린 언제부터인가 자신만의 벽을 세우고 그 속에서 지내고 있다. 그래서 이 동화가 더욱 가슴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정말 짧고 간단한 이야기 속에 이렇게 감동적인 순간들이 담을 수 있는 작가의 능력이 부럽다.
끝. 2011.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