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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에를 위한 꽃
안토니아 케르 지음, 최정수 옮김 / 다산책방 / 2011년 8월
평점 :
프랑스 소설 [조에를 위한 꽃] 안토니아 케르, 다산책방, 2011
모든 프랑스 소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청소년들이 보기에는 부적합하다. 22살의 젊은 프랑스 여류작가가 인생의 마지막 사춘기를 겪고 있는 60대 남성과 22살의 처녀와의 사랑이야기를 썼다는 점에서 청소년들도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작가의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문장들이 너무 가볍고 경쾌하다.
책을 읽으면서, 김애란을 생각했다. 꾸준한 습작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확립했다는 점과 세대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썼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케르가 60대 남자의 시각으로 삶을 돌이켜 보았다면, 김애란은 [칼자국]에서 60대 여자의 눈으로 인생을 보고 있다.
인생은 정답이 없다. 케르는 60대 남성과 22살의 여자의 사랑처럼 언제나 불안하면서도 격정적이다. [칼자국]에서 등장하는 엄마는 반대의 관점에서 삶을 들여다본다. 바람난 남편을 기다리며, 자기를 닮은 자식을 보면서 외로운 삶에서 의미를 찾는다. 프랑스와 한국의 문화적 차이점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기 중심적인 삶과 가족 중심적인 삶의 차이.
이 책의 결론은 없다. 어떤 삶을 살아갈지는 독자의 몫이다. 그러나 남자와 여자 그리고 젊고 늙음을 떠나서, 우리의 삶은 항상 갈림길 위에 서있다. 타인의 조언은 그냥 이야기일 뿐이다. 오직 내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좋은 책을 통해서 좀 더 깊은 사유의 세계로 들어가, 자신에게 의미 있는 삶의 길로 한걸음 들어서자.
아버지가 ‘나침반의 감각’이라고 말했던 내 주지의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런 은유가 적절하다면, 길에서 내가 마법의 강낭콩보다 더 명랑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호손은 내 방랑벽을 회피로 보았다. 그러나 그가 모르는 것이 있는데, 어떤 여행은 자신의 길에 관한 많은 기억들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나무, 구름, 동물, 냄새, 모든 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내가 결혼조차 하지 않았던 전 아내와 관련된 일화를 나에게 상기시킬 가능성이 있었다. 나는 가능한 모든 탐욕을 보이는 어린 여자와 새로운 행복 속에 잠겨 있었다. 하지만 에블린이 내게서 벗어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삼십삼 년의 세월이 내 늙은 뇌의 어두운 주름들 속에 그녀를 영원히 뿌리내리게 했으니까.173-174쪽
2011.10.11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