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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 만나고 싶은 작가 01 한국 어린이 문학
강정규 지음, 윤문영 그림 / 계수나무 / 2007년 9월
평점 :
동화 [돌] 강정규, 계수나무, 2007
이 동화를 읽으면 황순원의 [소나기]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책은 1974년 발표한 강정규 선생의 처녀작이다. 야학 선생으로 아이들이 가르치며 읽었던 [소나기], 그는 그 이야기를 통해서 작가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정말 가슴 깊이 간직하고 싶은 그런 이야기. 심연에 숨어 있는 갈망이 글을 쓰게 만들고 작가는 탄생한다.
아직 내 가슴 속에 깊이 다가온 책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작가의 자질이 없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동화의 제목 같은 돌에 관한 진한 추억은 가지고 있다.
주인공처럼 초등학교 시절 짝사랑했던 친구가 있었다. 그것이 사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아이만 보면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이 동화와 완전히 반대다. 그 아이는 학교에서 제일 인기가 있었다. 공부도 잘하고, 예쁘고 거기다가 아버지는 큰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선생님이셨다. 당시 우리 집은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한밤중에 이사해야하는 처지였다. 나는 이사하는 것보다 2층 내 방 창문에 두고 온 장난감 비행기 때문에 가슴이 더 아팠다. 아버지가 외국출장을 다녀오면서 사주신 대한항공 모형비행기. 비행기를 잃어버리고, 초등학교 생활은 내도록 우울했다. 항상 아이들과 싸움을 하고, 항상 지각을 했다.
어느 미술시간 우리 반에서는 돌에 그림을 그린 적이 있었다. 그림을 그려서 자기 마니또(수호천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친구에게 전해주는 것이다. 그 애가 나에게 돌을 주었다. 감색 바탕에 빨간색 동그라미가 있는 삼각형 모양의 돌을. 왜 나에게 주었을까?
아마 고향 집 어딘가에 그 돌이 아직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덮으며, 그 시절 그 기억을 다시 떠올렸다.
끝. 2011.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