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열전 - 묘비명으로 본 삶의 의미
박영만 / 프리윌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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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교양 [인생열전] 박민영, 프리윌,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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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면 누구나 가지고 싶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자동차라고 한다. 어떤 이는 성능을 향상하기 위해서 튜닝하고, 누구는 외형을 감각적으로 꾸미기도 한다. 하지만 최신 모델보다는 구형모델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박물관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자동차는 사람을 태우고 달리는 일을 한다.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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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소제목은 ‘묘비명으로 본 삶의 의미’이다. 저자는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삶과 죽음이라는 태산 같은 추상의 파도는 오히려 삶을 크고 멀리 보게 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한 것들이 궁극적으로 깨달음의 잔재가 되어, 무의식 속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소한 감각적 사건을 계기로 되살아나 아주 큰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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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서구 정치가, 학자, 문학가들의 위대한 업적과 간략한 일대기를 묘지명을 중심으로 정리하고 있다. 350쪽 가까이 되지만 몇 시간 만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잘 읽힌다. 하지만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나오는 부분을 읽어보면 위대함보다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껴지고,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의 묘지명과 그의 위대한 업적을 연관시키기에는 내 이해력의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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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짧은 이야기 속에서 찾은 숨겨진 위인들의 일면을 들여다보고, 소개된 책들을 통해서 그들의 더 깊이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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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인 미국의 생물학자 조지 월드 박사는 그의 저서 [인생의 종말]에서 ‘인간의 죽음이란 단지 생식세포(유전자)가 여러 세대를 지나면서 체세포(몸)를 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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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랭보의 狂想曲(광상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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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나는 쏟아지는 별빛 받아

젖빛으로 물들고,

초록 하늘을 貪食(탐식)하는

바다의 시(詩)속에서 헤엄쳤다.

창백하고 황홀한 부유(浮游),

생각에 잠긴 익사자가

가끔 거기 가라앉는다.

2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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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부분에 밑줄을 그으면서 읽었지만, 특히 [인생의 종말]과 랭보의 시는 내일 당장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 중간 너무 어려운 용어가 튀어나와 사전을 찾아봐야 하는 수고로움도 있고, 인물마다 문체가 달라진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소개된 인물의 인생을 단 몇 줄을 글로 알 수 없기에 내 지식의 한계를 한 번 더 절감하게 하는 책이다. 자동차로 이야기한다면 이 책은 외형을 멋지게 꾸며놓은 것이다. 멋진 외형 속에 가려진 원형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 이 책에 소개된 고전도 꼭 읽어보아야 할 것 같다.

끝 2011.09.16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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