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를 먹는 불가사리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4
정하섭 지음, 임연기 그림 / 길벗어린이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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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서평 [쇠를 먹는 불가사리] 정하섭· 임연기, 길벗어린이,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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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는 고려가 망해갈 즈음에, 고려의 서울이었던 개성에 나타나 온갖 쇠를 다 먹어치우고 다니다가 조선이 세워지면서 사라졌다는 상상의 동물이다. 475년이나 지속한 고려가 망해갈 무렵 이야기가 시작되었다고 하나, 설화의 특성상 그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조선이 세워지면서 사려졌다고 하는 것은 의도적으로 퍼트린 이야기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살아 있는 것은 어떤 이유가 있을까?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불가사리는 우리 마음속에 있기 때문이다. 분노· 복수라는 다른 이름으로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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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이야기는 전쟁으로 가족을 읽은 아주머니가 밥풀로 불가사리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된다. 쇠를 먹어치우면서 점점 커지고, 오랑캐가 쳐들어왔을 때 큰 공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불가사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왕은 자신의 자리를 빼앗길까 봐 걱정한다. 결국, 왕은 외눈박이 점쟁이의 말을 듣고 불로 태워 죽이려고 하지만 불가시리는 아주머니와 함께 깊은 숲 속으로 들어 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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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는 불가살이(不可殺伊)에서 나온 말이다. 불가사리처럼 없앨 수 없는 것은 우리 마음속의 이기심이다. 어릴 적에 불가사이를 읽으면서 통쾌함을 느꼈다면, 지금은 인간이 영웅을 만들고 영웅을 처참하게 짓밟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 인간만큼 추악한 동물도 없다.

끝.201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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