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 체계론적 부부.가족 상담 사례집
이남옥 지음 / 학지사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심리학 서평 [내가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이남옥, 학지사, 2011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등을 너무 좋아한다.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면서 모든 분야에 걸쳐서 세계 최고만을 목표로 살아왔다. 아이러니하게 나쁜 쪽으로도 일등이 많다. 출산율은 최고로 낮고, 자살률은 최고로 높다. 여기에 세계 최초로 화병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화병(Hwa-byung)은 이시형 박사가 세계 정신의학학회에 등재시킨 용어로 우리나라에서 아주 흔한 병이다. 사전적 의미로서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우울증으로 우울감, 식욕 저하, 불면 등의 우울 증상 외에도, 호흡 곤란이나 심계항진, 몸 전체의 통증 또는 명치에 뭔가 걸려 있는 느낌 등의 신체 증상이 동반되어 나타난다. 원인으로 환자가 자신의 우울과 분노를 억누르고, 그 억압된 분노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의 유교질서 속에서 주로 여성들이 많이 가졌던 병이다. 물론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어나면서 화병이 생기는 남성도 있다.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부부 간의 소통부족과 질병이라는 인식의 부족에 있다. 문제는 부부 사이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식들에게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런 문제들은 지금까지 종교적 차원에서 해결됐다. 기독교에서는 가계의 저주, 불교에서는 업(業), 무속신앙에서 귀신이 씌었다는 모호한 논리를 가지고 종교적 상담과 기도라는 방식으로 해결해왔다. 하지만 그 한계에 직면했다. 만약 순기능이 작용했다면 지금처럼 많은 문제가 생겨나서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적극적인 심리 상담을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심리 상담을 받는다고 하면, 당사자를 사이코패스 같은 괴물로 본다. 이러한 편견이 병을 더 키운다. 심리 상담은 병원의 정신 의학과에서는 약물과 상담을 통해서 치유하고, 심리학 쪽에서는 상담을 중심으로 치유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또한 양자 모두 종교적 치유에 비해서 좀 더 과학적이고 논리적이다.
이 책도 부부사이의 문제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많은 사례를 통해서 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상황을 되돌아보게 한다. 물론 자신의 상황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인 치유는 되지 않는다. 적극적인 상담을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자신의 상처와 반응이 자식들에게 대물림한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부모의 갈등은 어린아이에게 트라우마로 남는다. 의식 한쪽에 잠재해 있던 트라우마는 그와 유사한 상황이나 행동에 과민반응한다. 결국, 누구나 부닥칠 수 있는 상황에 이성적 행동보다 감정에 치우친 부적절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외적으로 보면 부모의 갈등이 대물림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부부의 행복뿐만이 아니라, 자식들을 위해서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자식에 대한 의무이다.
저자 : 이남옥
독일 올덴부르크 대학교 철학박사 과정을 마치고, 같은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강의했다. , 현재 서울사이버대학교 가족상담학과 교수·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이며, 심리상담, 가족치료, 갈등조정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끝.2011.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