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열린책들 세계문학 116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석영중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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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을 둘로 나눌 수 있겠다. 혼자 읽어도 재미있는 것과 여럿이 읽어야 재미있는 것.

도스또예프스끼의 <분신>은 후자.

읽는 이 저마다의 느낌과 해석 나누기는, 같은 재료로 조리해 온 각기 다른 요리로 상 차리기랄까.

저마다 재료를 다루는 나름의 방식에 따라 요리가 달라서 다채로운 상차림이 되듯, 나름의 느낌과 해석의 존중과 배치로 풍성해지는 책읽기.

2. <분신> 제1장과 6장, 8장은 주인공의 잠에서 깨어나는 것으로 장을 연다, 그것도 꼭 8시에. 무슨 이유가 있나 궁금...??? (궁금해 구글링했더니만, 작가가 눈을 감은 시간이 8시 30분이란다.)

자고로 러시아문학 읽기의 최대 걸림돌은 만리장성 버금가는 긴 이름. 그것도 이 작품에서처럼 `골랴드낀`과 `알렉세예비치`라는 다른 이름이 항상 병행된다. 가뜩이나 어려운 발음에 이름도 길어, 거기다 애칭(?)까지...

<분신>에는 한술 더 떠 자신의 `분신`이 등장, `손님`, `작은 골랴드낀`, `제2의 골랴드낀` (280쪽), `또 다른 골랴드낀`, `새로운 골랴드낀` (311쪽)처럼 같은 쪽에서도 달리 호칭하고 있다. 첩첩산중이라.. 무슨 의도가 있을까 궁금..???

낯선 사람은 외투에 모자까지 쓴 채 골랴드낀 씨의 침대에 걸터앉아 그를 마주보고 있었는데, 입가엔 미소를 띠고 약간은 인상을 찡그려 가며 다정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골랴드낀 씨는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머리카락은 온통 쭈뼛 곤두섰고 공포로 인해 아무 감각도 없이 그는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골랴드낀 씨는 이제 밤 손님의 정체를 완벽하게 알아보고 만 것이다. 그의 손님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그 자신, 골랴드낀 씨 자신이었다. 다만 다른 골랴드낀 씨, 하지만 완벽하게 똑같은 한마디로 말해서 모든 면에서 똑같은 그의 분신이었던 것이다. (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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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3-04 2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까지 읽은 도스또예프스끼 작품들 중에 줄거리가 재미있었어요. <분신>을 읽으면서 고골의 <코>가 생각났습니다.

삶의여백 2015-03-05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진 못했지민 옮긴이의 해설에도 고골의 <코>에 대한 언급이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