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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천하 - 채만식 장편소설 ㅣ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11
채만식 지음, 이주형 편집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1월
평점 :
음...
윤직원 영감을 포함한 5대의 살아가는 이야기, 한 가문의 이야기다.
책도 별로 두껍지 않고... 재미있다.
함축성 있으면서도, 그 안에 할 말을 다 풀어내는 작가의 글쓰기가 독창적이다.
사투리를 있는 그대로 써서 읽기에 좀 혼동되지만, 뭐랄까... 집 안의 어른들한테서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해 듣는 그런 느낌이다.
윤직원 영감이 주변 사람들에게 하는 얘기를 통해서, 그의 생각과 사상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의 리뷰를 보면, 윤직원 영감에 대해... 돈 밖에 모르고, 일본을 두둔한다는 비난 일색이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돈이 너무 없어 가난했었고, 어쩌다가 돈이 생겨 만석꾼의 부자가 되었지만... 늘 도적떼와 화적패들에게 돈을 뺏겼는데... 서울에 올라와 일본 순사들이 도적들을 잡아다가 감옥에 가두는 걸, 윤직원 영감은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그게 비난받을 일은 아니지 않은가...
또, 한이 맺힌 자기 가문의 무식함으로 인해... 손자들을 양반으로 키워보겠다고, 뇌물을 주기는 했지만... 손자는 늘 주지육림에 빠져 살았다.
마지막 가문의 희망이었던 둘째 손자... 경찰서장이 되리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남의 돈을 빼앗는 불한당패, 사회주의자가 되었다.
윤직원 영감은 일본의 치하에서 태평성대를 누리는데( 윤직원 영감의, 살아온 세월을 통해 보면... 영감 개인에게 있어서 일본 치하에 있다는 건, 도적떼들이 없는 분명, 태평성대가 맞긴 하다 )
부족한 것 없는 손자놈이 , 자신들은 일을 안하면서 남의 돈을 빼앗는 그런 불한당패 사회주의자가 된 것이다.
윤직원 영감이 그런 손자에게.... 저런 사회주의자 놈들은 죽을때 까지 감옥에서 썩어야 한다는 말을 한다.
근데... 좀 씁쓸하긴 하다.
윤직원 개인적인 삶에서 보면, 일제 시대는 태평천하가 맞다.
하지만, 국가와 민족.. 전체적인 면에서 보면,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가.
작가는 국가와 민족적인 측면에서 윤직원 영감같은 사람을 비난하려고 썼지만, 삶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런 사람들을 속물이라고 말한다면... 그건 또 아닌 것 같고... 애매모호한 감정이 교차된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그 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자신을 보호해 줄 힘이 있는 정당에 표를 던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