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트 컬렉터스 - 한국의 수집가 17인
이은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8월
평점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한국의 아트 컬렉터 17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묶은 책이다. 아트 컬렉팅이라는 세계를 소개할 뿐만 아니라 컬렉터들의 삶과 가치관, 그들이 수집한 작품까지 소개한다.이 책에서는 다양한 컬렉터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의사, 기업가, 건축학과 교수, 패션 디자이너까지 제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컬렉터들이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아트 컬렉터로서 어떻게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인터뷰를 통해 보여 준다.
아트 컬렉터, 투자자가 아닌 예술 애호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막연히 아트 컬렉터들은 예술 작품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예술품에 투자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극소수의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대부분 작품 가격의 상승을 기대하고 작품을 거래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달라졌다. 그들은 투자가가 아니라 예술 애호가였다. 팔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작품을 소장하기 위해, 예술가들의 작품 활동을 응원하기 위해 그들은 예술품을 수집한다. 또 아트 컬렉팅을 통해 돈을 버는 건 꽤 어렵고 오히려 돈을 잃을 확률이 더 높다는 것도 알았다.
아트 컬렉터의 조건, 돈이 아닌 안목과 사랑

아트 컬렉터가 되려면 뛰어난 예술적 안목뿐만 아니라 예술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경제적 조건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 'MZ 세대' 컬렉터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물론 경제적 조건도 중요하지만 자기의 가치관에 따라, 경제적 상황에 맞춰 아트 컬렉팅을 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물론 그들도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적 조건을 갖추고 있긴 했겠지만. 엄청난 부를 가진 사람만 아트 컬렉팅에 참여할 수 있다고, 나하고는 관계없는 다른 세상에 사는 부자들만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건 편견임을 깨달았다.
컬렉터가 직접 소개하는 컬렉션

컬렉터들이 직접 소개하는 컬렉션 파트에서 소장품을 소개해 주는 부분이 재밌고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작가와 작품을 발견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고려청자를 모으는 주재윤 컬렉터의 이야기와 소장품 소개를 보고 고려청자의 세계가 엄청나게 넓고 깊다는 것도 알았다. 다음에 박물관에 가면 고려청자를 더 유심히 살펴보게 될 것 같다.

컬렉터들이 정한 자신들만의 컬렉팅 기준을 소개하는 부분도 꽤 도움이 됐다.
아트 컬렉팅을 직접 할 계획은 없지만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수집할 때 어떤 기준으로 봐야 하는지, 컬렉터들은 어떤 기준으로 작품의 가치를 판단하고 수집하는지를 엿볼 수 있어서 참고가 된다. 잘 모르지만 궁금하고 알고 싶었던 아트 컬렉팅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다. 재밌을까,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 반 설렘 반의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컬렉터 한 명 한 명의 이야기와 그들이 소개하는 작품이 흥미로워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들었다. 컬렉터들이 수집한 작품 이야기도 유익했지만 그보다는 예술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자신의 삶 속에서 실천하는 다양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아트 컬렉팅의 세계가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아트 컬렉팅을 하는 컬렉터들, 그 사람의 마음에 매혹됐다. 아트 컬렉팅에 관심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아트 컬렉터의 세계를 알고 싶은 사람,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을 더 알고 싶은 사람, 지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앞으로 더 성장할 예술가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인터뷰 형식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17명의 각계각층의 컬렉터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