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만 없어 고양이 - 무심한 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아세움(박교은) 지음 / 굿모닝미디어 / 2025년 8월
평점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금은 없지만 고양이와 함께 생활했었고 여전히 고양이를 좋아하고 아낀다. 고양이를 키우면서 나도 고양이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원하는 대로 남 눈치 보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과 속도를 지키면서 여유롭고 즐겁게 사는 삶.무엇보다 자기 자신만을 믿는 그 당당함과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자신감이 부러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양이와 함께했던 시간이 다시 떠올랐다.

이 책은 저자 아세움(박교은)이 고양이를 기르고 고양이 그림을 그리면서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배운, 고양이처럼 사는 법을 가득 담고 있다. 고양이처럼 사는 법이 뭐냐고? 있는 그대로, 자기 자신의 모습대로 사는 것이다.

이 책에는 아세움 작가의 고양이 그림(작품)이 많이 실려 있다. 그림만 봐도 좋지만 글을 읽고 이 그림을 다시 찬찬히 들여다보면 또 다른 의미로, 느낌으로 다가온다. 마냥 귀엽기만 한 게 아니라 형언할 수 없는 여러 겹의 감정이 생겨나고 사라진다. 작가는 고양이를 그리면서 자신 안에 숨어 있던 색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는 말없이 조용히 다가와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고양이처럼 고요하고 따듯한 온기가 독자들에게 스며들기를 바란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무심하지만 따듯하고 도도하지만 섬세하고 다정한 고양이와 함께 있는 느낌을 받았다.

부록으로 아세움 작가 인터뷰도 포함되어 있다. 인터뷰를 읽으면 아세움 작가의 작품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그림은 말을 삼킨 이들의 마음에 아주 작은 틈을 내주는 방식으로 존재"한다는 작가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았다.
아세움 작가는 글로 한 번, 그림으로 또 한 번 차가워진 마음을 따듯하게,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준다. 이런저런 일들로 마음의 온도가 자꾸만 내려갈 때, 이 책을 읽고 그림을 보면서 다시 마음의 온도를 높이고 싶다.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사람이라도, 고양이에 특별히 관심이 없더라도 이 책을 읽으면 고양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의 감각을 믿고,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고, 자기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유유히, 유연하게 살아가는 고양이를 어떻게 안 사랑할 수 있을까. 고양이의 지혜를 배우고 싶다면, 고양이의 무심하면서도 다정한 위로가 필요하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