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생각 10 - 기후위기 탈출로 가는 작지만 놀라운 실천들
박경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구도 살리고 나도 살고. 함께 잘 사는 방법 찾기


인간은 지구에서 산다는 것과 지구는 인간을 위해서 존재하는 게 아니다. 이 두 가지는 명백한 진리이자 사실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마치 지구가 인간만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지구를 함부로 대한다. 지구를 망가뜨리는 건 곧 우리 삶의 터전을 훼손하고 어쩌면, 곧 영원히 사라지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거기서 끝나면 안 된다. 지구를 '살려야' 한다. 뭐라도 해야 한다. 정말 뭐라도. 당장!! 나 하나쯤이야? 아니다. 나 하나라도, 나부터 해야 한다.


지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찾아서 실천하기 


이 책의 저자 박경화는 열 가지 키워드( '미니멀 라이프, 포장지 없는 가게, 물건 재활용, 도시 재생, 생태 도시, 생태 여행, 도시 광산, 공정 무역, 친환경 경제, 탄소중립 사회')를 중심으로 지구를 살리기 위한 '기발하고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저 먼 나라의 이야기, 내가 할 수 없는 어려운 일을 이야기 하는 게 아니다. 재활용,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기, 구입한 상품은 오래오래 사용하고 고장나면 고쳐서 다시 쓰기 등 일상에서 직접,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쉽고 재밌게 알려 준다. 작은 실천이 가져올 큰 효과도 함께.


지구를 지키는 '새로운' 방법을 상상하기 feat. '생각 키우기'


이 책은 '생각 키우기'를 통해 흥미로운 사례를 제시하고 직접 생각하고 상상하고 계획하고 토론해 볼 수 있도록 이끈다. 혼자서 책을 읽어도 좋겠지만 친구, 부모님과 같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눠 봐도 좋을 것 같다. 또 열심히 찾고 상상한 걸 하나라도 실천해 본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 - 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하고 매혹적인 폐허 40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성소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버려진 장소에는 역사(지금도 진행 중인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은 '버려진 장소'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은 버림받고, 소외되고, 사람이 살지 않고, 사람이 살 수 없는 장소들의 지명 사전이다"(11)라고 저자는 정의했다. 아름답기도 하고, 추하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한 폐허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트래비스 엘버러는 이 폐허들이 다가올 세상을, 잔해에서 구할 가치가 있는 것들을 더 오래 열심히 생각해 보게 해 준다고 말한다.

엘버러 덕분에 버려진 장소들의 면면을 자세히, 흥미롭게 들여다 볼 수 있다.

특히 다양한 사진을 통해서 그 장소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섬뜩한 흔적을 남긴 인간의 강렬한 욕망

많은 사람들이 찾던 관광지는 어느새 팔다리가 부러진 모형들만 남은 섬뜩한, 버려진 장소가 된다. 강렬한 욕망은 그 강렬함 만큼 섬뜩한 흔적을 많이 남긴다.

이 책에 담긴 많은 사진 중 팔다리가 부러진, 공격적이면서도 공허한 눈빛을 가진 모형 사진이 제일 인상적이다. 인간 욕망의 강렬함과 섬뜩함, 공허함을 동시에 잘 보여 주는 사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 낸 섬뜩한 찌꺼기, 폐허를 기억하는 방법

섬뜩하게도 올림픽 단지의 모든 시설이 훨씬 더 오래된 올림피아 폐허를 상기시킨다. 2004년 투포환 경기에 다시 사용되었던 고대 경기장 유적도 또 한 번 버려졌다. 하지만 올림픽에는 언제나 승리와 비극이 함께 얽혀 있다. ~ 명성 높은 게임에서는 언제나 패자가 있다. 이것이 진실이다. (207)


인간의 욕망은 끊임없이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건축물을 짓도록 한다. 필연적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의 욕망은 바뀐다. 그에 따라 장소와 건물은 버려지고 잊혀지고 폐허가 된다. 이 폐허를 우리는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정답은 없겠지만 계속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 결국 인간은 끊임없이 새로운 폐허를 만들고 잊고 살아가야 하는 존재일까. 결국 이 책은 버려진 장소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 내는 섬뜩한 찌꺼기,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폐허를 직시하도록 하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장 밝은 검정으로 - 타투로 새긴 삶의 빛과 그림자
류한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인 김선오, 래퍼 슬릭, 배우 유이든, 비건 식당 운영자 단지앙, 작가 홍승은, 무당 홍칼리, 시인 계미현, 사진가 황예지, 상담심리사 임부영, 타투이스트 박카로.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타투'다. 모두 몸에 타투를 했지만 각자 타투를 한 이유, 타투에 부여하는 의미는 제각각 다르다. 사진을 통해 이들이 몸에 새긴 타투를 볼 수 있어서 흥미롭고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타투에 관해(사실은 자신에 관해) 이야기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눈과 귀과 함께 즐거워진다.


누군가는 타투에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지 않고 그저 예쁘고 귀여워서 선택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타투에 부적, 영원 등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내가 보기에 그들의 이야기는 결국 하나로 통한다. 타투도 삶도 모든 것도 스스로 선택하면 된다는 것! 누구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


타투이스트 박카로는 이렇게 말했다.

"자유로워지고 싶은 바람을 새에 담았다. 돌이켜보면 나를 가장 옭아맨 건 나 자신이었다. 아무도 나를 감시하지 않는데, 항상 남의 시선을 의식했다. 내겐 언제든 사회시스템을 부정하고 밖으로 나갈 힘이 있었지만,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나를 자유롭지 못하게 내버려 둔 것 같다." 


타투를 통해 박카로는 좀 더 자유로워졌을까. 아마도. 그랬길 바란다. 더더 자유로워지길. 남들의 시선으로부터. 자기 자신으로부터도.


류한경은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말했다.

"상처는 외부에서 침입한 충격적 사건의 흔적이다. 이때 타투가 자발적으로 만든 몸의 흉터라는 점은 묘하다. 또 한 번, 타투와 몸의 관계는 상처와 삶의 관계와 유사해진다. 어떤 상처를 겪을지, 고통의 의ㅣ미가 나중에 어떻게 바뀔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이와 비슷하게 좋았던 타투에 싫증이 나거나 심드렁했던 타투에 애정을 품게 될 수도 있다. 삶에서 일어난 고통은 타투처럼 나의 일부가 되어버린다. ~ 타투에서 무엇을 느끼든 괜찮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새기고 나면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벌어진 일은 수용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삶도. 내가 선택해서 새긴 타투도. 내가 선택했든 하지 않았든 어쨌든 일어난 일, 벌어진 일은 수용하는 수밖에. 그렇게 살다 보면 타투가 영원히 나의 일부인 것처럼 그 모든 게 나의 일부가, 상처가, 삶이 될 테니까.


사진만 봐도 좋고 글만 봐도 좋겠지만 함께 보면 제일 좋다. 이들처럼 나도 언젠가(곧) 내 몸에 영원을 새기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티 워크 - 비윤리적이고 불결한 노동은 누구에게 어떻게 전가되는가
이얼 프레스 지음, 오윤성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무엇을, 얼마나 많이 외면하고 모른 척하고 알고 싶어하지 않아 하면서 살았을까. 반성하게 만드는 책이다.

비도덕 적인 일을 비난하고 대화 소재로 삼는 건 쉽다. 하지만 그 근본 실체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서 하는 건 정말 어렵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까.. 어렵다고 말하는 것도 손쉬운, 내 마음 편하게 지내려는 변명이란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내가 모른 척한다고 누군가의 고통이 사라지지 않는다. 관심을 가지고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작은 거라도 실천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늘 끝에 사람이
전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늘 끝에 사람이 있다.


대감댁 노비가 낫다고 말하는 선배에게 주안이는 "우리(노동자)는 노비가 아니잖아요"라고 말한다. "노비도 아니고, 회사 소유물도 아니고, 일 시킬 대만 전원 넣고 언제든 교체할 수 있는 기계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회사는 자꾸 우리를 그렇게 취급하려고 하잖아요. 그러면 안 된는 거잖아요." 이 당연한 말을 했던 주안이는 죽었고 선배는 지상에서 7만 2천 킬로미터 위, 카운터웨이트 꼭대기에 홀로 남아 당연한 권리 보장을 요구하며 싸운다. 


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노동자의 권리, 최소한 인간으로서 보장받아야 할 존엄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바늘 끝에서 위태롭게, 홀로 버텨야 할까. 회사와 노동자의 싸움, 갈등이라고, 누군가는 쉽게 '밥그릇 싸움'이라고 치부해 버리기도 하지만 이건 그들의 일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문제가 아닐까. 당연한 걸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 오려면, 굳이 그런 말을 할 필요도 없는 세상이 오려면 얼마나 더 죽고 다치고 싸워야 할까. 바늘 끝에 더 이상 사람이 서 있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긴 올까.



피해자의 목숨보다 가해자의 앞날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창백해질 수밖에 없는 눈송이들


"야, 죽으면 다 소용없다. 그 병장 놈이 그렇게 대단한 집안 자식도 아니야. 그런데도 공군사관학교를 나온 장교의 죽음보다도 살아 있는 놈의 앞날이 더 중요한 거야." "살아 있어서가 아니라 남자라서 중요한 거엿겠죠." 유진은 무심결에 반박했다. (283)


군대 내 성폭력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남긴 가해자의 이름들. 하지만 남은 사람들과 가해자들은 그들의 '앞날'을 더 걱정한다. 피해자에게도 살아갈 미래가 있었다는 걸, 어쩌면 가해자들보다 더 창창한 앞날이 있었다는 걸 가해자의 앞날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잊어버리거나 아예 생각조차하지 않는다. 가해자의 '앞날'을 완전히 망쳐버려야 한다는 게 아니다. 잘못에 대한 정당한 처벌을 하길 원하는 거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목숨으로 요구해야 할 만큼. 그래도 실현되지 않을 만큼. 그런 세상에서 점점 더 늘어날 창백한 눈송이들이 걱정된다.



모를 수는 있어도 잘못 아는 건 안 된다.


"제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엄마가 그렇게 알고 있었대요. 뉴스에서 그렇게 말하니까."

"모르는 건 모를 수 있어. 그런데 잘못 아는 건 안 된다는 거야." (327)


모르는 것도 죄일까. 모르는 게 죄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 잘못 아는 건 죄가 될 수 있다. 또 잘못 알고 있는 걸 바로잡으려 하지 않고 잘못된 걸 여기저기 '진실'인 것처럼 퍼뜨린다면 분명히 죄다. 어쩌면 알려고 하지 않는 것, 가짜 진실(거짓) 너머의 진짜 진실을 (의식, 무의식적으로) 외면하는 것도 죄다. 왜냐하면 그 '가짜 진실'때문에 여전히 고통받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많기 때문이다.



영원히 이어질 기록으로 하는 연대의 힘


정소라 작가는 기록으로 하는 연대의 힘이 세다고 말한다. 나도 동의한다. 기록은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그 기록은 기억이 되고 기억은 더 단단한 연대로 이어질 테니까. 전혜진 소설의 판타지적, 비현실적 요소들이 오히려 현실을 더 직시하게 해 준다. 오히려 현실이 상상 속 비현실보다 더 참혹하기도 하니까. 신의 힘을 빌려서라도 가해자를, 동조자를 처벌할 수 있다면 하고 바라게 되니까. 기억하고 연대해야 한다는 당연하고 중요한 진실을 전혜진 작가는 이야기의 매력을 빌려 강력하게 다시 이야기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