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 - 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하고 매혹적인 폐허 40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성소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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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버려진 장소에는 역사(지금도 진행 중인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은 '버려진 장소'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은 버림받고, 소외되고, 사람이 살지 않고, 사람이 살 수 없는 장소들의 지명 사전이다"(11)라고 저자는 정의했다. 아름답기도 하고, 추하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한 폐허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트래비스 엘버러는 이 폐허들이 다가올 세상을, 잔해에서 구할 가치가 있는 것들을 더 오래 열심히 생각해 보게 해 준다고 말한다.

엘버러 덕분에 버려진 장소들의 면면을 자세히, 흥미롭게 들여다 볼 수 있다.

특히 다양한 사진을 통해서 그 장소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섬뜩한 흔적을 남긴 인간의 강렬한 욕망

많은 사람들이 찾던 관광지는 어느새 팔다리가 부러진 모형들만 남은 섬뜩한, 버려진 장소가 된다. 강렬한 욕망은 그 강렬함 만큼 섬뜩한 흔적을 많이 남긴다.

이 책에 담긴 많은 사진 중 팔다리가 부러진, 공격적이면서도 공허한 눈빛을 가진 모형 사진이 제일 인상적이다. 인간 욕망의 강렬함과 섬뜩함, 공허함을 동시에 잘 보여 주는 사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 낸 섬뜩한 찌꺼기, 폐허를 기억하는 방법

섬뜩하게도 올림픽 단지의 모든 시설이 훨씬 더 오래된 올림피아 폐허를 상기시킨다. 2004년 투포환 경기에 다시 사용되었던 고대 경기장 유적도 또 한 번 버려졌다. 하지만 올림픽에는 언제나 승리와 비극이 함께 얽혀 있다. ~ 명성 높은 게임에서는 언제나 패자가 있다. 이것이 진실이다. (207)


인간의 욕망은 끊임없이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건축물을 짓도록 한다. 필연적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의 욕망은 바뀐다. 그에 따라 장소와 건물은 버려지고 잊혀지고 폐허가 된다. 이 폐허를 우리는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정답은 없겠지만 계속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 결국 인간은 끊임없이 새로운 폐허를 만들고 잊고 살아가야 하는 존재일까. 결국 이 책은 버려진 장소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 내는 섬뜩한 찌꺼기,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폐허를 직시하도록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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