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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값의 비밀 - 양정무의 미술 에세이
양정무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평점 :
나는 그림을 잘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그림을 알고 싶다.
그림이 궁금하고 그림의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
그래서 이 책이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읽어 보고 싶었다.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을까? 내가 이해할 수 있을까? 살짝 겁먹었다.
예상 외로 술술 잘 읽혔다. 그림값 이야기가 이렇게 재밌다니! 신기했다.
예술 작품에 값을 매긴다고? 그건 예술을 모독하는 거 아닐까?
예술은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지고 있으니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했다.
책을 읽고 나서도 예술을 물질적 가치로만 평가할 수 없다는 믿음은 변치 않았다.
이 책을 통해 그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배웠다.
'값'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림의 '값'은 매우 중요하고
그림과 그림'값'은 뗄 수 없는 관계다. 적어도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림은 예술의 세계이기도 하지만 그 그림을 그리는 작가도
그 작품을 감상하고 소비하고 소유하고 향유하는 사람도 생활 세계에 속한다.
생활을 위해 우리는 예술도 필요하지만 물질도 필요하다.
먹고 살아야 그림도 그리고 그림도 즐길 수 있으니까.
이 책은 '컬렉터', '아트 딜러'의 역할이 미술사에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역할을 해 왔다는 걸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예술 발전에 자본의 힘이 미친 영향을 쉽게 알려 준다.
또 그림값이 결정되는 메커니즘, 거래되는 방식도 흥미롭게 설명한다.
셀프 마케팅의 귀재였던 루벤스 이야기,
엄청난 부를 쌓았다가 몰락한 렘브란트 이야기,
자신을 신으로 표현할 만큼 자신감 넘쳤던 뒤러 이야기 등등.
이 책에는 그림값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림을 그렸던 작가의 삶도 들어 있다.
메디치 가문, 고갱을 후원해서 그의 작품 활동을 도왔던 수집가 이야기 등 후원자, 수집가 이야기도 풍부하게 담겨 있다.
마지막엔 Q&A 형식으로 '미술 투자'를 쉽게 설명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그림과 그림값을 둘러 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고 재밌게, 쉽게 풀어 낸다는 것이다!
그림이나 예술을 잘 몰라도 친절한 설명과 풍성한 예시를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그림과 화가, 컬렉터, 딜러 이야기에 빠져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