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지도 - 어느 불평꾼의 기발한 세계일주
에릭 와이너 지음, 김승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이 세계일주는 다소 불손(??)하다. 어차피 내가 행복하지 않으니 어디서, 누가 행복한지 보자는 심산으로 떠나는 이요르(만화 Winnie the Pooh의 우울한 당나귀)같은 불평꾼이 그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마약, 성매매, 자전거 타기가 합법이 네델란드에서 행복교수까지 만나 데이터로 정의되어 있는(??-과연 행복이 데이터로 나올 수 있는 것일까? 현대인들은 데이터로 나와 있는 과학적 자료만 믿는다고 하지만 조금 웃.긴.다 암튼) 시작해 에릭 와이너의 ‘행복 사냥’을 시작한다.

관용이 행복의 척도도 아니고, 심심할 정도의 단정함이 행복의 척도도 아니고, 상그릴라의 모델이 된 부탄도 행복의 척도에 못 미친다. 몰도바와 인도처럼 불행의 땅에서 행복을(406) 찾기도 한다.

인도 아쉬람의 체험 등 너무나 리얼한 표현들에 자꾸 웃음이 나는 것일까? 정말 번역자의 말처럼 유머 작가로 이름을 올려야할만큼 행복을 찾아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는 입담이 보통이 아니다.

이 투덜이 여행자도 행복을 찾아 수만 킬로미터를 떠나지만 결국 ‘행복’의 본체는 찾지 못했지만 ‘마이펜라이(신경쓰지 마)’라는 말을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고(476p)있고, “출 수 있을 때 춤추는 법“을 배우고 있다.(477p)

 

그래 행복까지의 거리는 아직도 먼 걸까? 나는 행복을 찾아낸 걸까? 난 지금도 터무니없이 많은 수의 가방을 가지고 있으며, 갑자기 우울증에 빠져 허우적거리기 일쑤다. 그래도 가끔 행복한 순간이 있기는 하다.~
내가 100퍼센트 행복한 건 아니다. 아마 50대 50에 가깝다고 말하면 될 것이다. 모든 것 고려했을 때, 그 정도면 그리 나쁘지 않다. 그래, 결코 나쁘지 않다.
에필로그 중 477p


50:50  

그래 그 정도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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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지도 - 어느 불평꾼의 기발한 세계일주
에릭 와이너 지음, 김승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9월
절판


행복에 관한 연구 결과들 중에 뻔한 것도 있고 뜻밖의 것도 있다. 이미 짐작했던 것도 있고 깜짝 놀랄 만한 것도 있다. 많은 연구 결과가 수백 년 전 위대한 사상가들의 생각이 옳았음을 확인해준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딱히 우리의 확인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닐 테지만. 지금까지 나온 연구 결과 중 몇 가지를 임의적인 순서로 제시해보겠다. 외향적인 사람이 내향적인 사람보다 행복하다. 낙천적인 사람이 비관적인 사람보다 행복하다. 기혼자가 독신자보다 행복하지만, 자녀가 있는 사람이 자녀가 없는 부부보다 더 행복한 것은 아니다. 공화당 지지자가 민주당 지지가보다 행복하다. 종교가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하다. 대학 학위가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하지만, 석사 이상의 학위 소지자는 학사 학위만 있는 사람보다 덜 행복하다. 활발한 성생활을 즐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하다. 남녀의 행복도는 같지만, 여자의 감정 폭이 더 넓다. 바람을 피우면 행복해지지만, 배우자가 불륜 사실을 알아내고 떠나버렸을 때 발생하는 엄청난 행복감 상실을 보상해주지는 못한다. 사람들은 직장으로 출근할 때 가장 불행하다-28-29쪽

그럼 이 연구 결과들을 우리가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결혼은 하되 아이를 낳지 않을까? 지금부터 교회에 열심히 나갈까? 박사 학위 과정을 그만둘까? 아니, 이렇게 섣불리 결정을 내일 일이 아니다. 사회학자들은 전문 용어로는 ‘역逆인과관계’, 평범한 사람들의 표현으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문제’를 아직 속 시원히 해결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건강한 사람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보다 행복하다지만, 혹시 행복한 사람이 더 건강해지는 것이 아닐까? 결혼한 사람이 행복하다지만, 행복한 사람이 결혼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 아닐까? 어느 쪽이 옳은지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역인과관계는 많은 연구 프로젝트에 훼방을 놓은 도깨비 같은 존재다.
- 네델란드 中 -28-29쪽

일본인과 달리 우리 미국인들은 행복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심지어 남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고 행복감을 부풀리기까지 한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 폴란드인은 작가인 라우라 클로스 소콜에게 미국인들에 관해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미국인들은 굉장하다고 말할 때는 좋다는 뜻이라는 걸 알아요. 좋다고 말할 때는 괜찮다는 뜻이죠. 괜찮다고 말할 때는 나쁘다는 뜻이고요."
- 네델란드 中-30쪽

나는 연구 논문과 데이터를 훑어보며 손에 잘 잡히지 않는 행복 지도를 찾아 헤맨다. 저녁에는 내 단골카페로 가서 따뜻한 맥주를 마시고, 자그마한 시가를 피우며 행복의 본질에 대해 생각한다. 생각을 많이 하고, 술을 약간 마시며, 실질적인 작업은 별로 하지 않는 일상이다. 다시 말해서, 아주 유럽식 일상이라는 얘기다. 나는 여기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
- 네델란드 中
-32쪽

네델란드인들이 마리화나와 성매매를 좋아한다면, 스위스인들은 규칙을 좋아한다. 스위스에는 일요일엔 잔디밭을 깎거나 카펫을 털면 안 된다고 금지해놓은 지역이 많다. 발코니에 빨를 너는 건 요일을 막론하고 전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밤 10시 이후에는 화장실 변기의 물을 내릴 수도 없다.
스위스에서 만난 어떤 영국 여자는 스위스에 살면서 이곳의 규칙과 자꾸만 충돌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를테면 그녀가 밤 근무를 마치고 늦게 집에 돌아와 동료들과 맥주를 몇 병 마시며 조금 웃음을 터트린 것이 문제가 되는 식이다. 무슨 소란을 피운 것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사람들처럼 일을 마친 뒤 피로를 조금 풀었을 뿐인데 이튿날 그녀의 집 문 앞에 쪽지가 붙어 있었다."부탁이니 자정이 조금 지난 뒤에는 웃지 마세요"
-스위스 中-56쪽

스위스에서 더러운 자동차를 방치하면 누군가 자동차에 이런 쪽지를 붙여놓는다. "부탁이니 세차 좀 하세요." 미국 사람들 같으면 귀엽게 "절 씻어주세요"라고 휘갈겨 쓴 쪽지를 붙여놓을 텐데. 스위스인들은 풍자 감각이 없기 때문에 언제나 자지가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말한다.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해서 버리지 않으면, 잔소리 심한 이웃이 쓰레기 속에서 거슬리는 물건을 찾아내어 문 앞에 도로 갖다 놓는다. 무뚝뚝한 쪽지를 붙여서. 여긴 그냥 보모 국가가 아니라, 슈퍼 보모 국가다.
-스위스 中
-56쪽

그 주제가 또 튀어나온다. 죽음. 묘하게도 내가 행복을 찾아다니는 동안 죽음이 화제로 등장하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다. 자신이 언젠가 반드시 죽을 운명이라는 사실을 먼저 받아들이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는 모양이다.
린다는 부탄에 올 때까지 시체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여기 와서 많은 죽음과 고통을 봤어요."그녀가 말한다.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나쁜 일은 아니라는 말투다. "여기서는 죽음에 대해 더 자주 생각하게 돼요. 사람들이 좀 더 비극적으로 좀 더 공개적으로 죽거든요. 여기 사람들은 시신을 며칠씩 곁에 둬요." 여기 부탄에서는 생활이 불편하다는 문제도 있다. "여긴 추워요. 그래서 겨울이면 집 안에서도 외투를 입어야 돼요. 그런데 이상한 건, 그 덕분에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거예요."
-부탄 中 -1412쪽

행복은 미꾸라지 같다. 여행을 하면서 나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일들을 많이 만났다. 스위스인들은 틀에 박힌 삶을 사는데도 행복하다. 태국인들은 느긋한 성격이며 행복하다. 아이슬란드인들은 흥청망청 술을 마시는 데서 기쁨을 찾고, 몰도바인들은 오로지 불행밖에 보지 못한다. 혹시 인도인이라면 앞뒤가 안 맞는 이 모든 현실을 다 소화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내 머리로는 어림없다.
-에필로그 中 -472쪽

그래 행복까지의 거리는 아직도 먼 걸까? 나는 행복을 찾아낸 걸까? 난 지금도 터무니없이 많은 수의 가방을 가지고 있으며, 갑자기 우울증에 빠져 허우적거리기 일쑤다. 그래도 가끔 행복한 순간이 있기는 하다.~
내가 100퍼센트 행복한 건 아니다. 아마 50대 50에 가깝다고 말하면 될 것이다. 모든 것 고려했을 때, 그 정도면 그리 나쁘지 않다. 그래, 결코 나쁘지 않다.
-에필로그 中-4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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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드롬 1 (양장) - 귀여니 멀티미디어 소설
귀여니 지음 / 반디출판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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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니란 이름에도 꺅~ 비명을 지르는 틴에이저들 덕분에 무신 내용인가 싶어 보게 되었다. 전에도 딱히 끌리지 않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왜들 그러나 하고 읽어봤다. 
 

고딩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사용하는 어색한 어른스런 말씨에 인터넷 소설의 맹점인 이모티콘의 남발에(최소 다시 활자화 되어 나온다면 다소 정리를 해야하는 게 아닐까? 싶다)
게다가 장이 넘어가는 곳마다 어색한 플롯의 이동이라니...쩝..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멋진 왕자를 만들어보려고 기를 쓰는 모습이...글쎄다...

시험 기간에 가까워도 무려 3권짜리에 도전해 있는 녀석들한테 물어봤다. “이런 책이 왜 재밌니?? 그냥 불량 학생들 나오는 이야기인데“ ”다른 책도 다 그래요. 술도 마시고 오토바이도 타고, 그래도 재밌어요.“ 애들도 뻔히 안다. 그럼에도 나는 찾아내지 못했지만 다시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끝까지 가면 뭔가 다를까 하고 3권을 모두 읽은 시간이 아까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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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해준+태양+지솔+몽택 2012-08-02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쎄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필요하기는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몽택이 죽었을때 그냥 '장몽택 죽었네' 라고 생각하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엄청나게 울었거든요.....
정말 장몽택은 제 부모님도 친구도 아닌 소설에 나온 인물 중 하나인데도 너무 슬펐거든요....
그리고 마지막에
한도경+신해준+한태양+김지솔+장몽택=
정답은 간단하지, 세계 최강 신드롬!!
이란 부분에서 저도 모르게 그리 슬픈 부분도 아닌데 울컥 했거든요.....
그리고 그 3권을 읽는동안 울고 웃으며 손에서 떨어뜨리기 싫었던 책이예요....

그냥 저한테는 그렇다구요.......
잘 모르는 처음 보는 분이지만
"3권을 모두 읽은 시간이 아까운 책이다."
라고 하시니까 갑자기 욱 해서 그냥 쓰는 글이니까 그리 신경쓰시지 않아도 되요...ㅎㅎ

그런데 무조건 귀여니 님 책이라서 좋아하는게 아니라
재미있게 읽거나 감동받은 그 책이 귀여니 님 책이라서 좋아하는거예요.
그래서 귀여니 님 책이라고 하면 그렇게 좋아하는거예요......
뭐, 모든 사람들에게 다 해당되지는 않겠지만....^^

이상!! 잠시 욱해서 짧은 글을 쓴 14살 꼬맹이 입니다^^

kalliope 2012-08-03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러시군여
귀여니 팬이시군여. 읽은 시간에 비해 이 책이 좀 별루였다는 뜻
올린지 오래된 책인데 읽어주셔 감사!
더운데 욱하지 마시고 더 재미난 귀여니 책 기대해보자구여
 
단테 클럽 1
매튜 펄 지음, 이미정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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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최고위직 판사였던 힐리의 죽음과 톨벗 목사의 죽은 모습이 단테의 지옥편에 나오는 모습과 똑같다는 걸 알게 되고.... 
 최초의 흑인 경관인 니콜라스 레이는 예리한 추리력으로 이 죽음들이 외국어로 중얼거리고 죽게 되는 이의 낯선 용어들에서 차츰 추적을 해나가게 되는데.....

1800년대 중반 보스턴에서 일어나는 엽기적 살인 사건이 단테의 시편에 나오는 지옥에서의 벌과도 같은 모양으로 사람이 죽어가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고요한 모임이던 수요일 단테클럽이 조용히 범인을 찾아 나선다.
문학의 문외한도 들어본 적 있는 조지 워즈워스 롱펠로를 비롯하여 백과서전에 나올 법한 실존 인물이었던 올리버 웬들 홈스, 제임스 러셀 로웰 등의 인물이 그 단테클럽의 주요 회원들이다. 그 외에도 많은 실존인물들이 배경으로 나오는 흥미진진한 단테에 얽힌 살인사건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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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2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5년 10월
구판절판


"원장님요, 사람들은 죽어서 천당엘 갈라꼬 애들을 많이 쓰지예. 하지만 살아서 천당을 만들지 못하면 죽어서 천당은 없답니다. 그저 오늘이, 여기가 천당이거니 하고 살아야 안 되겠능교. 원장님은 내 이 이야기를 하면서 웃으니까 이상하지요? 저 할망구가 돌았나 싶지요? 그런데 나는 진짜 행복합니다. 내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기 감사하고, 내가 그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기 또 감사하고, 내 자식 남의 자식칼 거 없이 내 곁에서 돌볼 수 있어 감사하고.......그래서 노상 웃고 다니지예. 안 웃을라꼬 해도 너무 좋아서 자꾸 웃어지지예."
-나는 진짜 행복합니다 中-109쪽

사람이 산다는 것을, 희망과 절망이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우리는 서로 얼마나 사랑하고 있습니까?
-나는 진짜 행복합니다 中-110쪽

사람의 운명이란 그런 것일까? 바로 직전까지 웃음을 짓고 떠난 사람이 불과 하루 만에 생사를 가르는 경계선에 서 있는 것. 오늘 숨을 쉰다고 해서 내일도 그러리라는 보장을 할 수 없는 것. 우리는 그 속에서 버둥버둥 마치 천년불사의 세계가 약속이라도 되어 있는 듯 그렇게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中-114-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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