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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치는 곰 ㅣ 김영진 그림책 5
김영진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가 글을 읽지 못할 어렸을 적 직장을 다녀와 파김치가 되어 있을 시간에 책을 읽어 달라한다. 물론 책을 읽어주는 걸 좋아하니 그래야겠다 하긴 했지만 같은 책을 여러 수십 번 반복하다보니 내가 좀 지쳐 이런 이야기를 지인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해결책은 ‘빨리 글을 가르쳐’ ㅎㅎ
그래도 글을 일찍 가르치치 않아도 어느새 책을 읽게 됐고(그 이후로도, 물론 지금도 책을 읽어달라고 하지만^^) 읽어달라 하지 않고 따로 앉아 각자 책을 있을 때가 좋다.
책들 옆에서 각자 그러고 앉았는데 나한테 책을 쓰윽 밀며 ‘이 책은 엄마가 읽어봐’ 한다.
책을 읽으면서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이 생각났다.
결혼을 하고 자기 이름을 잃어버리고 누구의 아내와 누구누구의 엄마로 살고 있다가 집을 나가버려 집에 있던 아빠와 두 아들이 돼지로 변해가던....
지원와 병관이 시리즈로 많이 익숙한 김영진 작가의 글과 그림인데, 솔직히 앤서니 브라운의 책보다 훨씬 따뜻하고 예쁜 느낌이다.
워킹맘이었을 때도 힘들었지만, 주부라는 이름으로 있는 지금도 힘든데
‘미르네 엄마’도 그랬나보다.
‘피아노를 치는 곰’을 보면서
‘나는 뭐가 하고 싶은 엄마일까?’
‘내가 하고 싶은 게 진정 뭘까?’
부피가 크지 않은 책인데도 복잡한 심정으로 읽었다.
쉬고 있으면서도 뭔가 어색해 이것저것 너무 여러 가지로 하고 싶은 게 뭘까? 배우고 엄마가 눈에 보여서 였을까?
이 녀석은 왜 이걸 나더러 읽어보라 한 거지?
하는 생각도 더불어서 말이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다면 더더욱 읽어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