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보겠습니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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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적으로 삶이 팍팍하게 느껴질수록, 비슷하게 힘든 삶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것 같은 TV드라마나 소설은 피하게 된다.

가끔 이렇게 전혀 아무런 정보 없이 그냥 내 손에 오게 되는 그런 경우를 제외하곤.

 

 

읽기 시작하자마자 스물스물 그런 기운이 보였다.

살기 힘든 이야기

주변에 널리고 널렸는데.....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에 사실 요즘은 주변에서 듣는 리얼이 더 소설보다도 끔찍하고 소설같기도 하니...

 

 

그런데 소설의 흡입력이라는 것이(게다가 정말 어지간한 책 아니면 중도 포기하는 책이 그닥 많지 않은 나로서는) 한 번 들기 시작하면 끝이 허무하더라도 읽어보게 된다.

 

이 책은 얼른 스물스물한 기운을 털어내고 싶은 생각에(?^^) 요즘의 나의 여느 독서 속도에 비해 일찍 읽었다.

 

 

 

소라와 나나, 나기가 이야기를 서로 돌아가면서 하는데,

 

드물게 치르는 연중 행사 2가지 중 하나. 김장하기와 그 김장이 묵은지가 되었을 즈음 만두를 만드는 행사. 나나는 기다리던 행사인데도 이런 감정이다.

 

 

 

새로 버무린 만두소의 간을 보라며 가져다준 뜨거운 만두를 밀가루 묻은 손으로 덥석 집어 먹습니다.

어떠냐고 묻는 말에 맛있다고 대답합니다.

맛있어.

정말로 맛있어.

그립고 즐겁고 애틋하고 두렵고 외롭고 미안하고 기쁜 마음이 뒤섞여 뒤죽박죽.

엉망진창입니다.

-156p

 

 

 

요양원에 오래 누워 있던 애자가 하는 이야기에 울림이 있다.

   

 

 

가엾게도

애쓰지 마.

의미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어.

덧없어.

아무래도 좋을 일과 아무래도 좋을 것.

목숨이란 하찮게 중단되게 마련이고 죽고 나면 사람의 일생이란 그뿐,이라고 그녀는 말하고 나나는 대체로 동의합니다. 인간이란 덧없고 하찮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나나는 생각합니다.

그 하찮음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까.

즐거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하며 버텨가고 있으니까.

 

 

한편 생각합니다.

무의미하다는 것은 나쁜 걸까.

소라와 나나와 나기 오라버니와 순자 아주머니와 아기와 애자까지 모두, 세계의 입장에서는 무의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의미에 가까울 정도로 덧없는 존재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소중하지 않은 걸까, 생각해보면 도무지 그러지는 않은 것입니다.

-227p

 

 

 

빠르게 후다닥 읽고 나서 드는 생각 2가지.

 

세상에 더이상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지만.....

또,

우리 도서관은 왜 이 책을 다함께 읽어보는 책으로 선택했을까?

 

왠지 모르게 편하지 않은 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림은 오래 갈 책.

 

 

 

이렇게 머리 복잡할 땐 소설을 보는 게 아녔어

다시금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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