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잡문
안도현 지음 / 이야기가있는집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트위터Twitter에서 시인의 글을 보고 있다. 한 번에 모아보는 책이라고나 할까?

 

140자 이내의 짧은 단문이라 어떤 이들은 몇 개의 글을 묶어 연결되어 나오기도 한다.

너무 짧게 나오는 글이 떄로는 조금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함축된 언어를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 시인이시라 그런가?

 

시를 쓸 수 없게 만드는 세상이라 올리신 잡문雜文에서 골라낸 것이라 하셨는데,

시어詩語로 이야기하는

뼛 속까지 시인詩人이 하는 이야기이다.

그래서일까?

때로는 힘든 세상도 운율이 살아 읽힌다.

 

후다닥 넘겨볼 수도 있고 밑줄긋기도 고작 이렇게 뿐이겠냐 싶을 정도로 눈에 콕콕 박힌다.

 

 

6
저녁은 안으로 나를 접어 넣어야 하는 시간이다. 나무들이 그렇게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7
뼛속까지 쉬는 하루였으면, 잎사귀 다 내려놓고 혼자 강변을 걸어가는 나무였으면.

10
바다가 잠잠한 것은 마당에 빨래를 널어도 좋다는 뜻인가. 궂은 마음을 널어 말리라는 것인가

106
눈 위에 찍히는 발자국도 창피해서 고개 들지 못하게 하소서. 가동을 멈춘 심장은 차갑다는 것을, 차가운 것은 두근거리지 않는다는 것을, 두근거리지 않는 것은 살아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뉘우치게 하소서.

236
감기 바이러스도 내 몸에 들어오고 싶어 왔겠나. 내 몸 어디 비어 있는 데가 있어 잠시 거처를 정한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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