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탐닉 - 북촌 10년 지킴이 옥선희가 깐깐하게 쓴 북촌 이야기
옥선희 지음 / 푸르메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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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올라와 살기 전 많이 가보고 싶었던 곳 중 하나가 북촌이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왠지 고즈넉함 분위기의 한옥집이 모여

있다니? 책이나 화면을 통해 본 모습은 가보고 싶게 만들었다.

가끔씩 올라올 때 한 귀퉁이에만 들어가 식사를 하거나, 잠깐 차를 한 잔 마시는 정도만 하며 종종거리다 오곤 하다 3여 년 전 북촌 가이드 투어를 통해 제대로 본 북촌의 모습은 한마디로 실망스러웠다.

 

직접 살고 있는 글쓴이도 복잡한 심경인 건 마찬가지인 듯 하다.

 

북촌 한옥의 과거와 현재, 보존과 리모델링 문제는 아무리 생각해도 정답이 없는 것 같다. 나는 안전 문제로 수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우리의 미의식이 한층 성숙될 때까지 휴지기를 가지며 차근차근 공부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북촌을 지켜보노라면 너무나 숨이 가쁘다.

001 여기 서울 북촌이라는 곳 19-22p

 

한옥이라는 것이 얼마 되지 않은 일제 강점기를 거쳐 생긴 개량 한옥이라는 것과 너무 말끔하게 옷을 입을 모습이 보여주는 동네인 것처럼 꾸며진 데다 그 보여주기 주택을 하나 건너 하나씩 있던 작은 커피숍이며 와인바, 공방 외에 갖가지 샵들이...

얼마 전에도 다시 북촌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젠 그렇게 변한 모습이 당연한 북촌의 모습이 되어 있었다.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는 북촌을 거니는 사람들 사이로 이젠 더욱 많아지고 커진 샵들이 즐비한 곳.

 

출판된 지 몇 년 지난 이 책이 집에 있는 걸 보며 ‘벌써 많이 바뀌었잖아? 옛날 책이야.’ 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래도 변화 속에 ‘북촌은 언제 가도 거긴 여전하더라...’가 좀더 있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대를 이어 업을 이어가는 음식점 따위는 바라지도 않는다. ‘가회동 31번지 전경‘ 뭐 그런 것처럼, 그저 그 자리에 꾸준히 자리를 지켜주는 어떤 것들이 좀더 있어준다면 좋겠다. 작가의 마음처럼 말이다.

 

북촌의 고즈넉함이 좋아 북촌으로 이사 왔고, 북촌에 산 지 10년밖에 되지 않았으며, 늙어서는 더욱 역사가 깊고 문화 환경이 훌륭한 북촌에 살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삼청동처럼 주택가까지 상업 시설이 파고들지만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001 여기 서울 북촌이라는 곳 19-22p

 

작은 길 별로 나와 있는 예쁜 10장의 가이드맵(물론 이 맵은 상호를 바꿔달지 않았을 만한 건물들로 가이드 중이다)은 조용히 북촌을 걸어볼 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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