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미술관 산책
최상운 지음 / 북웨이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젠가 다른 책에서인가 읽은 적이 있다.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만 해도 삼십 여개(정확하지는 않지만..)이상의 미술관이 있다고. 이 책은 파리의 그 모든 미술관을 모두 다니진 않는다. 너무나 유명하지만 ‘무려 30만점에 달하는 방대한 소장품들 중에는 프랑스가 제국주의 시대의 주역 노릇을 할 때 약소국으로부터 뺏어온 것들(18P)'이 많아 필자가 썩 내켜 하지 않은 루부르를 비롯하여 시대별 묶음이라 할 수 있는 오르세, 퐁피두를 포함, 모로, 오랑주리, 로댕, 유럽사진, 베르샤유까지 8개의 미술관을 아주 여유롭게 하지만 의외로 상세하고 자세하게 돌아본다.

 

책의 후기에 필자가 이렇게 선정한 이유가 나와 있다. 조잡한 안내서 하나에도 큰 도움을 받았던 본인의 경험으로 파리 미술관을 둘러볼 때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책을 쓰게 되었다고. 미술관으로 향해 가는 길이나 교통편도 그렇지만 미술관에서의 이동 경로 등도 함께 걷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어 가지 못하고 책으로 읽게 되는 갈증을 어느 정도 충족시켜줄 수 있을 정도다.

 

파리 미술관만 돌아보는 책은 전에도 읽은 적이 있지만 이 책의 다른 점은 작가가 선정한 미술관은 아주 괜찮은 공원들과 주요 관광지나 카페 등을 set로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튈르리 공원-루브르-카루젤 개선문, 퐁 데자르 다리-오르세-뤽상부르 공원-센 강 좌안의 카페, 로댕 미술관-에펠탑-샤이요 궁 등으로 말이다. 제목 그대로 산책 코스를 잘 보여주고 있다.

 

16세기의 베니스 회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 세 거장의 작품들을 프랑스 포도주에 비교해 보기로 한다. 예를 들어 묵직하고 약간 어두운 틴토레토가 보르도산 레드 와인이라면, 우아한 티치아노는 부르고뉴 레드 와인, 밝고 화려한 베로네세는 알사스의 화이트 와인으로 표현하고 싶다. 그 외에 가볍고 화사한 폰토르모의 작품은 론 지방의 핑크색 로제 와인쯤 되지 않을까.

시간을 삼킨 예술의 궁전 中 29p

 

책 초입 부분에 루브르를 돌아보며 이탈리아 화가의 방을 보고 나며 적은 글을 보며

‘와! 대단하다.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하고 표현력에 반해 버렸다. 계속 읽다보니 작가의 책 중 너무나 평화롭고 한가한 느낌의 여행이 인상적이었던 [지중해 마을 느리게 걷기]와는 많이 다르게 예리한 감각이 느껴진다.

 

실제 살던 지역이라 그럴까? 그냥 여행객이나 관광객은 절대 느껴질 수 없는 좁은 길까지도 누비며 다니며 섬세하게 미술관에 대한 이야기나 작가에 관한 이야기, 작품에 대한 지식이나 이야기를 실제로 미술관을 돌며 도슨트docent를 따라 돌며 설명을 듣는 것처럼 자세하고도 재미나게 들려준다.

 

모처럼 만난 참 괜찮은 파리 미술관에 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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