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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놀이 -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
공지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8월
평점 :
‘언론인도 아닌 내가?’라(6p)고 고민했던 것처럼 어쩌다 이런 책까지 나와야 했나? 생각하게 되고 읽는 내내 화가 난다.
22명이
왜 이 기막힌 일을 당해야 했을까?
왜 이 기막힌 일이 일어났을까?
아직도 진행중인 계속 되고 이 일은 어찌하면 좋을까?
끝이 난다고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그저 한 마디 말도 없이 가버린 이들을 누가 되살릴 수 있단 말인가?
왜 제목이 『의자 놀이』인지 ‘의자놀이’ 부분을 읽으며 알았다.
어렸을 적 하던 인원 수 보다 하나 작은 의자 수로 하는 게임
사람의 목숨을 그런 의자놀이 하듯이 남는 자와 나가는 자, 산 자 와 죽는 자로 아무렇지 않게 간단하게 구분 지어 버리다니.
그들이 해고하려는 2,646명은 전체 노동자의 37%, 현장직 노동자의 43%에 해당하는 숫자였다. 그리고 이것은 앞서 말했던 안진회계법인과 삼정KPMG, 즉 대형 회계법인의 작품이었다. “함께 살자!”는 노조의 외침에 “미안하지만 너희가 좀 죽어줘야겠어.”라는 대답일까?
이때부터 사람을 사람이 아니라 치워야 할 비용으로 보는 자들에 의한 보이지 않는 무자비한 폭력이 시작된다. 나는 22명이 자살한 원인을 이 순간부터 찾는 것이 옳다고 보았다. 이때부터 혼돈과 경계, 그리고 내가 살기 위해서는 남이 죽어야 한다는 비인간적인 폭력이 노동자들에게 가해지기 때문이다.
유령처럼 스며든 명단 中 88
쌍용자동차 관리자들은 이 거대한 노동자 군단에게 사람 수의 반반 되는 의자를 가져다 놓고 마치 그런 놀이를 시키는 것 같았다. 기준도 없고, 이유도 납득할 수 없고, 즐겁지도 않으며, 의자를 놓친 자들에게는 죽음을 부르는 그런 미친 놀이를
의자놀이 中 92
가정이 무너지면 가끔 직장생활도 무너지지만, 일터가 무너지면 가정은 대부분 무너진다. 아무런 사회안전망, 즉 재취업과 실업보험, 혹은 무상교육, 무상의료, 주거 등에 대한 약속 없는 정리해고는 삶에서 해고된다는 말과 같다.
의자놀이 中 93
평택에는 가진 자와 공권력이 의도를 지니고 시민을 죽음으로 몰고 있다. 이것은 약 30년 전 광주에서 있었던 시민 학살의 또 다른 모습이다.
-우희종, <한겨례>2009년 8월 4일자 중
무법천지 그리고 학살 中 138
그래서 이 기막힌 이야기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