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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개정판)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그 모든 것은 중요하지 않다. 역사를 극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종교도 마찬가지다. 어쨌든 나는 파쉬툰인이고 하산은 하자라인이었다. 나는 수니파이고 그는 시아파였다. 그리고 그 어떤 것에 의해서도 그 사실은 바뀔 수 없었다. 그 어떤 것에 의해서도.
43p
이 책은 늘 내 주변에 맴돌긴 했으니 이렇게 뒤늦게 읽게 되었다.
그냥 단순히 성장 소설이라 생각했으나 아니었다.
아미르와 하산의 역사와 종교적 갈등 때문에 바뀌어가는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아픈 역사가 함께 잘 어우러진 이야기였다.
얇지 않은 분량에 내용이 재미없지는 않았으나, 처음에는 얼마간은 도저히 편히 넘어가지 않았다.
아마도 아미르의 이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실은 나 역시 하산을 친구로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었다.’(42p)
하산에게도 똑같이 사랑을 주는 것 같아, 끝임 없이 바바의 사랑을 갈구하다 결국에는 하산을 궁지로 몰아 쫓아내는 아미르 때문이었다.
그 이후로는 정말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읽혀지는 책이었다. 왜 이 책을 이제야 읽게 되었나 싶을 정도였다.
특히
소랍을 입양하기 위해
15년의 결혼 생활 동안 하지 않았던 일을 했다. 아내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은 것이다.
486
로 시작되는
부인 소리야와의 전화대화는 가슴이 뭉클해지는 장면이었다.
그 많은 세월 속에서 밝혀지지 않았던 사실을 라힘 칸이 죽어가면서 이야기하게 되고, 하산의 아들 소랍을 만나기 위해 어렵게 모국에 들어가게 되는 아미르.
어렸을 적 나오던 인물로 나오고 말 사람인 줄 알았던 ‘귀 뜯어먹는 아세프’ ‘외눈박이 아세프’(68p)가 재등장하고, 처음부터 그러려고 했던 건 아니지만 소랍을 데리고 오게 되는 사연들의 연결이 의사 출신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스토리가 탄탄하게 연결되어 있다.
슬픈 아프가니스탄의 역사가 빨리 해결되었으면 싶고, 또다른 아미르와 하산이 다시는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